품위 지키기
품위 지키기
  • 고재찬
  • 승인 2019.03.19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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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시샘하듯 찬바람 속에서도 산수유 꽃이 수줍은 듯 노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다지 춥지 않은 지난겨울이었다고 하지만 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을 노크하고 있는 것이다.

 새해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하며 계획을 세워 출발하였는데 실천하기도 하고, 계획에 그치기도 하지만 누구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시간은 무한하지 않고 모든 게 때가 있는 법이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성경에 나오는 글이 아니더라도 봄에는 씨를 뿌려야 하고 가을에는 거두어야 하며 시작할 때가 있고 또한 마칠 때가 있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세상에서 낙오자가 되지 아니하고 앞서 나가려면 준비가 필요한 것도 당연하다.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이 좋은 결과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

 아울러 자기의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약점과 부족함은 무엇인지를 알면 잘하거나 좋아하는 점은 더 발전시키고 부족하거나 약점은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 항상 긍정적인 자세는 기본이다. 긍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말,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관현악단의 세계적인 명지휘자로 모든 사람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이탈리아의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는 태어날 때부터 불행하게도 아주 심한 근시로 악보를 잘 볼 수 없는 약점을 가졌다고 한다. 거기에다 집안이 가난하여 공부도 제대로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첼로 연주자가 되었는데 관현악단의 일원으로 연주할 때마다 눈이 나빠 보면대 위의 총보를 볼 수가 없어서 아예 악보를 통째로 외웠다고 한다. ´롯시 오페라단 및 오케스트라´ 소속으로 첼리스트 겸 부합장 지휘자로 브라질에 갔던 때의 일이다. 오페라 ‘아이다’ 공연을 앞두고 지휘자가 그만두게 되는 일이 발생하여 우여곡절 끝에 19세의 나이 어린 토스카니니가 임시 지휘자로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는 단 한 번의 리허설도 없이, 단 한 번도 악보를 펼쳐 보지 않고 평소 암기한 악보를 떠올리며 ´아이다´ 를 완벽히 지휘하여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새로운 마에스트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지휘 공부를 받은 적이 없었지만, 세계적 명지휘자로 뒤바뀌게 된 계기는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다.

 살아가면서 품위 있게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 품위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으로 정의하는데 품위를 갖추려면 최소한의 돈, 건강, 교양, 청결함, 평정심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상에서의 언어가 단정해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품위를 절제된 행동과 표정, 적절한 단어 선택과 표현력, 차분한 말투, 반듯한 자세와 단정한 옷차림을 말하기도 한다.

 품위를 지키는 중에 가장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것이 건강이라는 생각이다. 영화배우 하정우의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이 있는데 그는 하루 삼 만보씩 걷고, 심지어 하루 십 만보까지도 기록 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걷기가 놀라운 치유력이 있다고도 한다. 걷다 보면 무릎, 골반, 허리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 발이 저리기도 하여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포기를 하지만 사실 이렇게 아플수록 더 걸으라고 주장한다. 걷다보면 체중도 줄어지고 통증도 사라진다고 한다. 또한 걷는 동안 모든 뼈들이 제자리로 회복된다고 한다. 그는 “요즘 나는 기도할 때 걸어갈 수 있도록 두 다리에 힘만 갖게 해달라고 한다. 삶은 그냥 살아나가는 것이다. 건강하게 열심히 걸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삶에서 해볼 수 있는 전부 일지도 모른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경제적인 투자 없이도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유산소 운동이라고 한다. 따라서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노약자,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기 쉬운 운동으로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 및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요즈음은 전국적으로 걷기 운동을 활성화하는 붐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는 주민의 걷기운동 활성화를 위해 ‘종로 건강산책로 모니터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주 서귀포에서는 유채꽃 국제 걷기대회도 추진 중이다. 최근 대전 현충원에서는 서해 수호 걷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고 인천에서는 걷기 동아리를 구성하여 강의도 하는 등 걷기 운동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는 느낌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품위 건강을 위해서 하루 만보 걷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필자가 근무 중에 있는 전북개발공사 사장의 임기 동안 긍정적인 사고를 시작으로 직원이 행복한 직장, 도민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며 지내온 시간이었다. 부족한 사람이 중책을 맡아 지나온 시간이 그야말로 영광의 시간이었고 모든 분들에게 감할 뿐이다. 많은 부분에서 성과도 이룩하였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이제 때가 되어 품위 있게 지는 노을을 바라보고 싶다.

 고재찬<전북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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