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석의 ‘장미바람’…오즈갤러리에서 개인전
오우석의 ‘장미바람’…오즈갤러리에서 개인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3.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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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장미바람 불어오고, 핑크빛 봄의 향기가 캔버스에 일렁인다.

 스치듯 지나쳐도 그 느낌만으로 좋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아름다운 그림이 바로 오우석 작가의 꽃 그림이다.

 관람객들은 그 흩뿌리듯 펼쳐진 풍경 속에 숨겨진 이미지들을 찾아내는 순간, 스스로 무릎을 치게 된다. 전시장에 머물면서 천천히 곱씹어 읽어야, 참뜻을 이해할 수 있는 꽃의 향연이 지금 시작된다.

 (사)전북문화예술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오우석 개인전’이 30일까지 오즈갤러리(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332)에서 열린다.

 그의 화폭에서 수많은 붉은 장미 무더기가 하나되어 그야말로 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그 모습은 붉은색이 물결을 이루고 있음에도 정열적이거나 뜨거운 느낌은 아니다. 차분하면서도 고고한 느낌인데, 작가는 이를 ‘장미산’, ‘장미바람’, ‘장미의 아침’ 이라 이름 붙이고 있다. 아름다움과 행복, 부를 상징하는 장미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나눠주고자 하는 ‘장미 화가’의 수줍은 고백인 셈이다.

 이번 전시에는 장미뿐 아니라 봄을 부르는 전령사들이 그의 화폭에 숨어 들었다. 향기로운 꽃무더기 안에 숨어든 사슴과 학, 소나무 등 장생물의 이미지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 작가는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장생물을 그리면서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편안한 마음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단순하게 꽃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것에 만족하기 보다는 감상자들의 몫을 빼앗지 않는 범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를 즐기는 작가의 작업 방식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관람객들이 자신의 그림을 꼼꼼히 들여다보도록 장치하면서, 감상자와의 더욱 진한 스킨십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그린 꽃들의 풍경은 결코 외롭지 않아 보여 다행이다. 얼기설기 쌓여 있는 꽃무더기의 풍경은 결국 삶의 풍경으로 읽힌다. 한 사람의 목소리는 너무 작을지 모르지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모이면 큰 함성이 되는 것처럼 꽃무리를 통해 표현되는 세상의 이야기가 깊은 울림을 전하는 날을 기다린다.

 오 작가는 전주와 서울, 포항 등에서 22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수의 초대전과 단체전에 300여 회 출품했다. 현재 한국전업미술가회 전라북도지회장, 한국미술협회, 상형전, 전북구상작가회 회원, 부산국제아트페어 초대작가, 광주비엔날레 국제 아트페어 초대작가, 한국미협 전주지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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