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문을 열고 첫 번째 기획전을 알차게 마친 전주현대미술관 JeMA(관장 이기전)이 ‘2019 개관전 Project Part-2’로 그 열기를 이어간다.
개관전 2번째 기획으로 선보이는 ‘현대 회화의 새로운 물결(Art New Wave)’展은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는 전북 출신의 김누리, 이주원씨를 포함해 총 16명이다. 구광모, 김동석, 김미숙, 김태희, 노경환, 민세원, 박성식, 박은애, 박혜경, 이정은, 임주형, 조경호, 허은영, 호진 작가가 참여해 JeMA에 꼭 어울리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 작가는 실험과 장르의 융합을 통해 때로는 자유롭게, 혹은 처절하게 고독한 모습으로 의식의 흐름을 표현해보인다. 억압된 욕망을 표출해내는 그 순간이야말로, 예술가 스스로는 물론 관람객에게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 회화분야에서 유일하게 옻칠로 인물화를 그리고 있는 김미숙 작가의 작품은 노동의 산물이다. 알루미늄 가루를 화면에 뿌리고 그 위에 긁고, 옻칠을 도포하고, 갈아내는 과정에서 옻칠화 고유의 화면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인물화인 만큼 섬세한 얼굴의 표정과 감정까지도 놓치지 않고 있다.
민세원 작가는 2차원적 풍선에 석고를 주입해 순간적인 집중과 물리적인 힘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석고가 순두부와 같은 부드러운 상태에서 시간이 경과하면서 딱딱하게 굳어지기 전, 의도했지만 예상치 못한 의외적인 선이 표현되어지는 것을 영감의 결과물로 내놓고 있다.
박성식 작가는 “내 자신이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독특한 시각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는 음각된 입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환각의 현상을 보여주는데, 그림과 조각이 혼재된 작가만의 특별성이 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김누리 작가는 사람이든 장소든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 작금의 현실, 익숙해질 겨를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자신의 기억을 살려 주관적인 인상이 곁들여진 상점들을 기록해나가고 있는데, 그 그림들이 점점 쌓여 이제는 상점의 초상이 되어간다. 작가는 이 같은 작업이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이 될 수 있음을 굳게 믿는다.
이주원 작가는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서 이동수단으로써의 걷는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상기하며 작품에 몰입한다. 이는 사람의 신체 일부 중 가장 무감각하게 변한 다리의 모습이 사회 속에서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느끼는 까닭이다.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평범한 풍경들을 표현해가는 것은 곧 사회에 속한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기전 관장은 “현대미술을 지향하는 작가들의 전시회로 ‘예술가들의 시대정신과 작가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일반론을 주제로 현대회화의 규정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험과 장르의 융합을 통한 작가 개인의 생각과 해석을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사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전시의 기회의도를 밝혔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