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쇠퇴와 재생, 스마트한 도시로 탈바꿈할 때
도시의 쇠퇴와 재생, 스마트한 도시로 탈바꿈할 때
  • 최규명
  • 승인 2019.03.17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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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생태학에서는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체로서 형성, 성장, 쇠퇴, 재생하는 일련의 역동적 변화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경제수요가 발생하는 도시지역에 자연스럽게 일자리와 고용이 창출되는 순기능적 과정을 거쳐 인구가 유입되고 정착하면서 자연인구도 함께 증가한다. 이에 따라 도시는 팽창하기에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시도 새롭게 태어나고 팽창에 이어 주변지역으로 급속한 확산이 이루어졌다. 예컨대 서구에서는 2세기에 걸쳐 진행된 도시화가 우리는 단 30~40년 만에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특이하다. 그러나 성장기에는 도시문제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도시의 기형적 역기능구조를 안고 있다 할 것이다. 전국 인구 대비 도시계획 구역 내 거주인구 비율을 도시화율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을 살펴볼 때 70년대와 80년대의 도시화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8년 기준 세계 평균 도시화율은 50% 정도인데 비해 한국은 무려 90%를 넘어섰고 도시화 부분에서 최상위그룹에 속해 있었다. 서구에 비해 빠르게 형성된 도시는 좁은 도로망과 교통불편, 열악한 편의시설 및 생활여건 때문에 주변의 신도시로 눈을 돌렸다. 좋은 환경과 시설 그리고 잘 정비된 신도시로 인구와 상권이 이동하는 것이다. 기존도시의 중심에서 점차 교외지역 또는 인위적 정부정책에 의해 형성된 신도시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겨가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이는 기존 도심과의 기능적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구도심의 인구유출을 가속화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인구유출로 인해 상권쇠락에 이어 지가하락 등 경제적 기반이 부실해 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전라북도 도청 소재지인 전주의 경우를 보면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구도심이 형성되었고 이미 형성된 전통적인 시가지가 인구증가와 건축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여 서신동(西新洞) 일대를 개발했지만, 이 단계까지는 도시의 성장단계였을 것이다. 이후 부동산수요 등의 원인으로 다시 서부 신시가지가 만들어지면서 도청을 중심으로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함께 이전됨으로써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시가지가 정착되기도 전에 정부의 지방균형발전정책에 따라 혁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유동인구는 다시 서쪽으로 이동·확장되었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도시는 기존에 형성된 도시의 쇠퇴를 가속화하였고 젊은 층의 인구는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이동하여 구도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높아져 고령화 도시를 초래하였다. 아예 거주하던 집을 빈집으로 남기고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가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들이 주변 농촌형 군소도시에도 더 많은 경제적 악영향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청·장년 인구가 새로운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 유출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군소도시는 노후화와 쇠퇴가 더 빨라진다. 이는 비단 전북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들 간에 안고 있는 공통적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제50조에 따른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의 정비지원 공공기관’로 지정되어 빈집의 위치와 현황, 밀집도, 노후도, 안정성 등을 파악하는 ‘빈집 실태조사업무’와 도시재생에 정책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스마트시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정밀한 3차원 공간정보 기반 위에서 도시의 각종 문제들이 어떻게 발생하고 움직이는지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도시 문제들을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책방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스템적 분석을 통한 도시재생의 최적 대안을 찾아 도시쇠퇴의 흐름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함이다. 이를 위해 해당 관청에서는 시계열적으로 수집·보관하는 각종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시스템적 분석을 원활히 함과 동시에 시민들의 도시문제 제기 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력이 결집하여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게 하는 순기능적 도시재생을 만드는데 다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 살고 있는 주민들이 좀 더 개선된 환경 속에서 불편함 없이 살 수 있고,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찾을 수 있는 활력 넘치는 스마트한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규명 LX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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