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관련해 전북도교육청의 평가 계획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15일 전국에서 모인 상산고 학부모와 총동창회 1천여명이 대규모 집회를 연데 이어 자사고 재지정 평가 자료 제출 기한인 오는 22일까지 후속 집회 등을 예고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반면 전북도교육청에서는 상산고의 시정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밝히고 있어 추후 법적 싸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총궐기 대회를 개최하고,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한 불합리성을 강조하며 즉각 수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상산고 교문에서 전북도교육청까지 2㎞ 구간을 도보 행진하며 ‘자사고 평가 지표 시정의 당위성’, ‘전북교육청의 비상식적이고 탈법적인 평가 계획’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총동창회와 학부모들은 전북도교육청 앞마당에 운집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계획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유재희 상산고 총동창회장은 “이번 평가에 있어서 상산고만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타 시도와 같은 조건으로 평가를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며 “헌재와 대법원에서는 교육 정책에 대해 사회적 합의와 안정성이 최우선이어야 하고, 예측 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적시돼 있는데 김승환 교육감은 알량한 재량권 뒤에 비겁하게 숨어 불통과 궤변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회장은 “단순히 자사고 존립 여부에만 집중돼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것은 경계한다”며 “재평가를 안 받겠다는 것도 아니고 해당 사안에 대한 평가의 형평성, 관련 법규를 기초로 한 적법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라고 주장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에서 온 한 학부모는 “왜 이런 일로 여기까지 와야하는지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지 우리 아이들이 맘편히 공부할 수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2만 1천여명으로부터 받은 서명지를 전북도교육청에 전달한 후, 오는 22일까지 산발적으로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아직 학교에서는 ‘재지정 평가 거부’, ‘평가는 받되 추후 행정 소송’, ‘타 시도로 상산고 이전’ 등 3가지 안을 두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평가 자료를 제출하는 기한까지는 계속해서 평가 계획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북도교육청 “다음 달부터 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제 와서 평가 계획을 수정할 수는 없다”며 “기존 계획과 절차대로 공정하게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혜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