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냥이
돌아오지 않는 냥이
  • 김병순
  • 승인 2019.03.13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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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만해도 우리집엔 길고양이 두 마리가 터를 잡고 안방을 제집 드나들듯 먹고 자고 지내고 있었다. 용변이 마려우면 문앞에서 “야옹 야옹” 울어대며 문을 열어 달라고 재촉하고, 사료가 적으면 밥그릇 앞에서 부동의 자세로 앉아있다.

한 녀석은 나잇값을 하는지, 본능에 충실한지 사료만 먹고 바로 나가 암컷 쫓아 다니기 바쁘고(이름을 다정이라 지었다. 처음 보았을때 암컷인줄 알았는데 아픈 다리 치료해줄때 수컷임을 알았다), 이제 1년 가까이 되는 화살(새끼때 사료통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이름을 화살이라 지었다)이는 아예 방안에서 먹고 자고 재롱떨기를 반복하며 우리집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그런데 2주전 저녘때 담배 피러 밖으로 나올때 따라 나오더니 아예 들어어질 않고 있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표가 난다고 화살이 떠난 거실은 휑했다. 매일 저녁 밖에나가 화살이를 불러 보지만 메아리에 그칠뿐 아직까지 화살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는 화살이가 순하고 예뻐서 가정집에서 데레가 키우고 있을 거라고 했고, 큰아들은 도로나 길을 지나다 로드킬을 당하거나 사고를 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나마 막내는 1달 정도 밖에 떠돌던 고양이가 들어온 일도 있다며 기다려 보자고 한다.

밖으로 외출할때 쪼르르 달려와 같이 돌아다니고, 밖에 있다 오면 ‘나 여기 있어요’하고 야옹하고 마중 나오는 기특한 녀석이 없으니 하루하루가 허전하다. 지금은 밖에서 사고는 당하지 말고, 차라리 좋은집에 눌러 앉아 편안히 사랑받으며 살기 바랄 뿐이다.

같이 있던 동료가 없어도 다정이는 배가 고프면 밖에서 나돌아 다니다가도 사료를 먹으려 매일 방으로 들어오고 있다. 참 태평하다.


김병순 / 전주시 금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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