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방뇨(凍足放尿)수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
동족방뇨(凍足放尿)수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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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0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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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한 도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희뿌연 미세먼지가 지붕처럼 온 세상을 뒤덮어 숨쉬기조차 힘들고 어디 피할 곳도 없다.

시민들이 외출을 못 하면서 전통시장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생계가 걱정이라고 한다. 한 개에 몇천 원씩 하는 미세먼지 마스크 구매도 가계엔 큰 부담이다. 결국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으로 서민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지난 5일 전주의 초미세먼지 최고 농도는 공기 ㎥당 237㎍으로 충북 청주의 239㎍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6일에도 초미세먼지 수치는 129㎍을 기록했다. 초미세먼지가 치매와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라는 점에서 지금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조만간 관련 질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변변한 산업시설조차 없는 전북 도민들이 왜 이처럼 전국 최고 수준의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분통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전국 61개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30개가 충남지역에 몰려 있다. 우리는 이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매연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전북도 당국의 대책은 동족방뇨(凍足放尿), 언 발의 오줌 누기 수준으로 안이하기 짝이 없다. 전북도 당국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시군에 있는 도로청소차를 동원하고 살수차를 임대해 평소보다 2배 이상 살수차를 운영한다고 한다. 또 노후 경유차 폐차를 애초 3천658대에서 3배가량 많은 1만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숨이 막히는 미세먼지를 과연 이 정도 수준의 대응으로 잡을 수 있겠나. 충남지역에 밀집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매연이 전북으로 유입되면서 전북도민들의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제 미세먼지와 관련, 현재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전북도의 자체적인 미세먼지 대응으론 감소 효과가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도 없다. 정부와 협의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충남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을 낮추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언제까지 충남지역 석탄화력발전소 매연으로 애꿎은 전북도민이 고통을 감당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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