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 제공하기
‘나만의 공간’ 제공하기
  • 이길남
  • 승인 2019.03.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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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을 때가 있다.

뿌연 먼지가 가득한 나날이다. 공기질이 좋이 않으니 실외활동을 자제하도록 하여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아침에도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아이를 보는 것이 이젠 자연스럽다.

이렇게 외출이 어려워질 때에는 실내에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운동장 사용이 어려워지니 강당과 도서실, 컴퓨터실 등 특별실을 이용하는 학급이 늘었다. 교실에서만 종일 아이들을 데리고 있기에는 선생님도 학생들도 힘들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에 보면 아이들 성향이 보인다. 자기 자리에서 하루 종일 지낼 수 있는 아이부터 시간만 나면 밖으로 나가려는 아이,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꺼내서 노는 아이.

이 성향이라는 것은 타고난 품성이라 아이가 아기였을 때부터 알아볼 수도 있다. 걸음마를 빨리 한 아이, 말을 유난히 빨리 배운 아이, 레고조립을 좋아하는 아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 달리기를 좋아하는 아이,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아이, 춤추기를 좋아하는 아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

아이가 점차 자라면서 가정에서 접하는 환경, 부모님의 성향에 따라 또 아이에게 제공되는 것들에 따라 아이의 성향이 점차 뚜렷해져가는 것 같다.

어떤 성향의 아이이든 교실 안에서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며 생활하다보니 가끔 갈등을 해결해 나가야하는 일이 생긴다.

친구간에 다툼이 일어났을 경우 선생님으로서 아이들 각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해결하고자 하나 아이 나름대로 그 해결방법에 수긍할 수도 있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로서도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어른들도 날마다 여러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일상을 지내다보면 혼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나만의 공간’을 찾아 여행도 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다보면 또 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고 자신의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

아이들도 교실 한쪽에 코너를 마련하거나 작은 공간을 마련해서 혼자 책을 보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나만의 공간’ 속에서 어느 순간 기분이 풀려 아이들 속으로 돌아올 것이다.

집에서도 어느 정도 아이가 자라면 아이가 혼자 생각할 수 있고 조용히 책을 볼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좋겠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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