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이 엮은 서정과 서사와 감성, 예술적 감동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안도현 시인이 엮은 서정과 서사와 감성, 예술적 감동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3.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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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현 시인이 특별한 시집을 펴냈다.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모악·1만2,000원)’에는 안 시인만의 문학적 감수성으로 가려 모은 65편의 시가 담겨 있다.

 황동규, 이성복, 정희성, 천양희, 도종환, 송찬호, 함민복, 김해자, 장석남, 문태준, 손택수, 박성우 등 거장부터 중견과 신진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단을 이끌어가는 쟁쟁한 시인들의 빛나는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그야말로 삶의 터전 곳곳에서 영혼의 언어로 길어 올린 시편들에는 깊은 사유가 서정적 언어로 수놓아져 있다.

 안 시인은 그 시편들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특유의 섬세한 언어로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어머니가 주신 반찬에는 어머니의/ 몸 아닌 것이 없다// 입맛 없을 때 먹으라고 주신 젓갈/ 매운 고추 송송 썰어 먹으려다 보니/ 이런,// 어머니의 속을 절인 것 아닌가”「젓갈」

 이대흠 시인의 짧은 시를 소개하며 안 시인은 “오랜 시간 간장이 짓물러지도록 살아온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속을 태우며 살아온 화자의 모습이 들어있다”고 해설을 붙였다.

 또 그는 독자들에게 낯선 한글 표기와 한자어에 놀라지 말고 천천히 새겨 읽기를 권유하거나, 몇 번 소리 내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고 안내하기도 한다. 마치 바로 옆에서 조곤조곤 들려주는 것 같은 시인의 친절한 해설에 덕분에 한 편의 시는 단순한 감동으로 그치지 않는다. 독자들은 시인의 해설을 통해 또 다른 시적 질문과 만나고, 더 넓은 예술적 공감의 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신철 화가의 가슴 따뜻한 그림도 여러 장 수록해 회화를 감상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안도현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시를 쓰지 않지만 시를 읽는 일로 생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훨씬 시인에 가깝다”며 “그는 세상의 모든 말과 우주의 예사롭지 않은 기미를 날카롭게 알아챈다. 그는 좋은 말 한 마디, 빛나는 문장 하나를 품고 있어도 하루 종일 외롭지 않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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