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마음 읽는 박성우 시인의 ‘아홉 살 느낌 사전’
어린이들 마음 읽는 박성우 시인의 ‘아홉 살 느낌 사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3.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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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신만의 사전 만들 수 있는 ‘아홉 살 내 사전’도 함께 출간

 “세수를 하고 나서 내 얼굴을 만져보니, 너무 보송보송해!”

 “겨울에 밖에서 동생이랑 같이 놀다가 동생 얼굴을 만져보니, 너무 차가워!”

 바깥의 자극이나 사물 등에서 받은 느낌을 표현하는 80개의 표현을 담은 책 ‘아홉 살 느낌 사전(창비·1만2,000원)’이 출간됐다. 여기에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 수 있는 활동책 ‘아홉 살 내 사전(창비·1만1,000원)’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와 소통에 필요한 아름다운 우리말도 익힐 수 있다.

 정읍 출신의 박성우 시인이 펴낸 두 권의 책은 지난 2017년 처음 출간되기 시작해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에 이은 후속작이다.

 책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감각 표현을 그림과 함께 사전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친절하면서도 핵심을 짚는 설명과 구체적이면서도 귀엽고 다정하게 그려진 그림이 어린이들이 다양한 감각 표현을 실감나게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가렵다’부터 ‘환하다’까지 감각을 표현하는 말 80개를 사전처럼 가나다순으로 담아내고 있다.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상황을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그 상황에 맞는 감각 표현을 소개하고 있어 따스한 시인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를테면, 촉각 표현인 ‘보송보송하다’는 햇볕에 잘 말린 이불을 걷는 장면과 세수를 하고 나서 자기 얼굴을 만져 보는 장면 등과 함께 소개한다. 시각 표현인 ‘얼룩덜룩하다’는 갯벌 체험을 하고 난 상황과 자동차가 흙탕물을 튀기고 지나간 상황에서, 미각 표현인 ‘시다’는 레몬이나 살구, 매실 등을 먹었을 때의 모습과 함께 제시한다. 후각 표현인 ‘향긋해’는 엄마 생일 날 아빠가 꽃을 사온 상황과 잠든 엄마의 냄새를 맡는 상황으로 담아낸다. 청각 표현인 ‘소란스럽다’는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떠드는 모습과 함께 보여준다.

활동책 ‘아홉 살 내 사전’에서는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글쓰기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시인의 친절한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더 이상 글쓰기가 두렵지 않을지 모른다. 전작에서 박 시인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김효은 작가는 그림으로 자기의 경험과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다양한 감각 표현을 익힌 어린이 독자는 어느덧 창의적인 글과 그림으로 채운 나만의 사전을 만들어 간직할 수 있다.

 박 시인은 지난 2000년 전북도민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이 있다.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 동시집 ‘불량 꽃게’, ‘우리 집 한 바퀴’, ‘동물 학교 한 바퀴’, 청소년 시집 ‘난 빨강’, ‘사과가 필요해’, 산문집 ‘박성우 시인의 창문 엽서’, 그림책 ‘암흑 식당’ 등을 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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