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물 문제의 해법, 스마트시티(Smart City)
도시 물 문제의 해법, 스마트시티(Smart City)
  • 박병돈
  • 승인 2019.03.04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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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중반 우리는 ‘전격 Z작전’라는 외국 드라마에 푹 빠져 지낸 적이 있었다. 데이비드 하셀호프의 연기도 매력적이었지만 스스로 말하고 움직이는 자동차 ‘키트(Kitt)’는 신선한 충격이자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30여 년이 흐른 오늘날, 드라마에서나 보아왔던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가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드라마 속 키트가 현실에서 필요한 것일까? 답은 명료하다. 스마트한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자율운행차량은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해 주고,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은 도시문제의 한 부분일 뿐 우리의 도시는 에너지, 환경오염, 사회안전, 물 문제 등 심각하고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급속하게 발달하고 있는 ICT 기술을 도시설계와 관리에 접목하려는 다양한 연구와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그리고 첨단 ICT기술의 접목을 통해 편리하고 안전한 미래도시를 현실화한 곳을 ‘스마트시티(Smart City)’라 명명하고 있다.

 그럼 물 관리 분야에서 ‘스마트시티’는 어떠한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연중 강수량이 고르지 않고 여름철에 강수가 집중되어 갈수기가 길며,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 적어 예로부터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더해 근래에는 기후변화에 따라 게릴라성 폭우로 인한 도시홍수, 극한가뭄과 물 부족, 수질오염에 대한 시민불안 증대 등 물 문제의 강도와 빈도가 증폭되고 있다.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우선과제는 도시의 물순환 기능 회복이다. 도시 내 물순환 과정은 ‘강우-하천-정수-하수-재이용’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스마트시티는 단계별로 활용 가능한 고도의 기술을 접목시켜 도시의 물순환 기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단계별로 살펴보면, 강우로 발생하는 도시침수는 폭우 이후에 주로 발생하는데, 주요 원인은 도시에 산재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 불투수층이다. 즉, 내린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우수배수시설의 처리용량을 초과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시티에서는 식생과 정원, 연못 등을 곳곳에 조성하여 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들게 하여 빗물이 시간을 두고 흘러나가도록 조절한다.

 홍수는 ‘소형 강우레이더’를 통해 도시에 내리는 비의 양을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사전 대비가 가능하다. 또한, 하천수위와 배수시설 등 물관리 인프라를 상시 감시하는 ‘도시 물 재해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대응하고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려 준다.

 그리고 하천변에 자연적으로 물이 흘러가며 정화되는 ‘에코필터링 시스템’과 ‘천변습지’ 등을 구축하여 항상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한다. 깨끗한 하천은 시민들이 휴식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극한가뭄과 물 부족에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 음용, 세탁 등으로 사용한 물을 도시 물청소, 공원용수, 공장용수 등에 재이용한다. 기존에는 사용한 물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여 하천으로 자연 방류하였으나, 스마트시티에서는 ‘재이용시설’ 설치를 통해 하수를 맑은 물로 재생산하고 필요한 곳에 다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먹는 물 문제는 도시 곳곳에 설치한 ‘빌딩형 소규모 스마트 정수장‘에서 고품질의 물을 공급한다. 또한 ‘실시간 수질정보 시스템’을 통해 내가 사용한 물의 양과 수질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어 수돗물을 신뢰하고 음용할 수 있다.

 이렇듯, 눈부시게 발달한 스마트시티의 물순환 관리 기술은 우리에게 더욱 더 쾌적한 삶의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전라북도는 ‘새만금’이라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춘 미래 도시를 품고 있다. 이곳에 첨단 스마트 물 관리 기술·서비스를 적용해 도시의 물 순환 전 과정이 잘 작동하도록 한다면 풍요롭고 깨끗한 물의 혜택을 모두가 누리는 대한민국의 명품도시로 거듭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병돈 K-water 금·영·섬권역부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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