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과다’ 핑계, 신용카드 권장하지 않는 교육청
‘업무 과다’ 핑계, 신용카드 권장하지 않는 교육청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03.0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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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학기부터 전북지역 초·중·고교에서 수업료, 학부모 부담금, 학교 운영 지원비 등 학부모들이 내야 할 각종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지만 전북도교육청에서는 ‘행정 업무과다’라는 이유로 권장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9월부터 공·사립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카드 납입이 우선 적용 됐지만, 도내 학부모들은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3일 교육부와 카드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 신한카드, 비씨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를 학교 납입금 카드 결제 사업 참여사로 지난해 선정, 올해부터 초·중·고교 학부모들 모두 카드 납입이 가능하게 됐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은행계 카드사가 모두 참여한 셈이다.

그동안 스쿨 뱅킹(계좌이체)을 통해 무조건 현금으로 각종 비용을 내야 했다면 이제는 학부모들의 편의에 맞게 스쿨 뱅킹과 카드 결제 중 선택할 수 있다.

초·중학교의 경우 의무 교육이기 때문에 학부모 부담금이 적은 편이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수업료, 급식비, 교재비 등을 지출해야 해 상당한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도내 학부모들은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제대로 못 받았다며, 알았더라면 이용했을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한 카드사의 도내 학교 카드 개설 현황을 보면 지난 1월 1일 기준으로 전북은 초·중·고 794개교 중 92개교(11.6%)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는 436개교 중 4곳(0.95%), 중학교는 218개교 중 2곳(0.9%), 고등학교는 140개교 중 86곳(61.4%)에 불과했다.

도내 한 학부모 이 모(45·전북 군산) 씨는 “큰 아이 같은 경우는 자사고를 다녀서 분기마다 100~120만원 정도 냈고 일반고를 다니는 둘째는 수업료 30~40만원에 급식비, 교재비 등을 지출해야 했다”며 “당장 현금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학교에서는 안내를 전혀 해주지 않아서 이용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교육청은 도내의 경우 소규모 학교들이 많은 편이고 대부분 지자체와 교육 당국에서 지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 카드 결제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선 학교의 행정 직원들의 업무만 불필요하게 많아지는 것 또한 방지해야 한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도교육청 담담자는 “전북이 카드 개설률이 낮은 이유는 학생 수가 적은 학교가 많아서 그렇다”며 “만일 학부모들이 방과후활동 등의 비용을 카드로 결제했는데 갑자기 취소를 할 경우 반환 처리 등이 복잡해 행정 직원들에게 업무가 과다될 수 있어 권장하지 않고 있는 것뿐 큰 규모 학교에 대해서는 안내를 다 했다”고 해명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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