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문재인, 시진핑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
트럼프, 김정은, 문재인, 시진핑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
  • 이정덕
  • 승인 2019.02.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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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라고 불리던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세계질서는 진나라의 BC 221년 중국통일 이후 2000년 동안 지속하였다. 이러한 중국중심의 천하질서를 무너뜨린 것은 영국의 아편전쟁(1840-42)이다. 영국은 당시 중국의 첨단 상품(특히 도자기, 차, 비단)을 구입하며 무역적자(은 4,200만냥)가 쌓여갔다. 중국은 아직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세계중심으로 부상하고 있었던 영국은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아편을 중국에 팔아 메우려고 하였다. 산업혁명의 상품들이 아직 조악하여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 동안 동아시아 천하질서의 중심이었던 중국은 1840년대 세계정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막무가내로 아편의 수입을 막다가 영국의 무력침략에 속수무책으로 패했다.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전함과 무기에서 이미 중국을 넘어서 있었다. 영국의 기술을 훔치고 모방하여 산업혁명을 하고 있던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러시아도 영국과 함께 중국을 침략하자 중국은 빠르게 와해되었다.

  중국의 천하질서 해체 이후 세계의 확실한 중심으로 성장한 영국의 세계질서에 도전하던 후발국가 독일, 이탈리아, 일본은 결국 1945년 패망하면서 미국의 세계질서에 편입되었다. 승전국의 일원인 소련은 이에 대응하여 공산주의 블록을 만들었고 세계는 냉전체제 돌입하면서 미국편과 소련편의 처절한 갈등과 전쟁이 계속 이어졌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이 첨예화되면서, 중국, 한국, 베트남에서는 냉전체제가 폭발하며 전쟁으로 이어졌다. 미국을 배후에 둔 남한, 대만, 남베트남과 소련을 배후에 둔 북한, 중국, 북베트남 사이에는 수십 년 동안 처절한 갈등이 이어졌다. 미국은 중국과 소련을 분열시키기 위하여 1979년 중국과 수교를 하며 최혜국 대우를 하며 중국을 미국경제로 끌어들였다. 결국, 소련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1991년 해체되어, 미국을 유일 강대국으로 하는 세계질서가 형성되었다.

  그 사이에 중국은 세계사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실질구매력 기준 국민총생산은 2016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였고 중국은 이미 세계최대의 무역국가가 되었다. 명목화폐로 계산하더라도 중국 국민총생산은 미국의 60%를 넘어섰다. 중국은 제3세계에의 원조와 투자를 통하여, 일대일로와 같은 인프라 구축을 통하여, 무역을 통하여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조금씩 구축하여 왔다. 이에 놀란 미국은 러시아를 제쳐두고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간주하며 군사적 포위전략과 경제적 제약전략을 취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에 와서는 이를 더욱 노골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5,000억달러의 상품에 높은 관세를 높이겠다며, 중국이 무역규제, 금융, 기술, 지적재산권, 투자 등에서 지금보다 미국에 유리하게 바꾸라고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을 적에서 파트너로 전화시키려 적극적으로 노력함으로써 동아시아 최후의 냉전질서를 해체시키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분위기가 약화하고 공생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시키고 경제를 개선토록 하겠다는 목표는 같다. 그러나 한국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진적으로 상호이익을 교환하면서 비핵화에 이르고 점차 한국주도의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지만, 미국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빠르게 비핵화시키고 또한 중국과 분리시키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트럼프의 목적은 중국의 천하질서 구축을 불가능하게 하고 동아시아를 계속 미국의 질서에 가두는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과 중국의 틈새에서 최대한 이익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번에도 중국을 지렛대로 하여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것이 목표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한 상호이익과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발전으로 이어져, 미국과 중국이 무시할 수 없는 동북아질서의 균형자로서 한반도가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정덕<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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