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백 미술관 ‘송수남-이철량-김호석, 현대 수묵 3인전’
누벨백 미술관 ‘송수남-이철량-김호석, 현대 수묵 3인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2.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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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벨백 미술관(관장 최영희)은 3·1운동 백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 ‘현대 수묵 3인전’을 27일부터 3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전북 출신으로 현대 수묵의 주축인 송수남(1938~2013), 이철량, 김호석 3인의 작가를 초대해 수묵화 운동의 초기작과 근래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1980년 대 일었던 수묵화 운동은 한국미술 역사상 최초의 미술계 집단운동이다. 관념화된 우리 전통회화에 새로운 변화 필요성에 대한 요구이자, 20세기 이후 서양미술에 경도돼 한국미술의 전통가치가 지나치게 훼손되어가는 상황에 대한 자각정신에서 비롯된 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미술계의 자각운동은 수묵운동을 필두로, 침체되어 있던 한국화 화단에 불씨가 됐다. 수묵화 운동의 계기로는 1981년 ‘수묵화4인전(동산방화랑)’이 거론된다. 미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이 전시 이후,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수묵화 전시가 이뤄지며 미술계의 큰 변화를 이끌어갔기 때문이다.

 당시 ‘수묵화4인전’에 참여했던 작가는 홍익대 교수였던 송수남과 제자 이철량, 김호석, 신산옥 작가다. 그 중 제주출신인 신산옥을 제외하면 3인은 모두 전북 출신으로, 그들이 한국 현대수묵을 주도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남천 송수남은 지난 50여 년간 한국화 분야에서 다양한 실험적 시도로 전통 수묵의 현대화에 중추적 역할을 한 작가로 꼽힌다. 상업주의와 서양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한국화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치열하게 고민했다. 한국인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 나가며 세계 속에 한국적 미의식과 혼을 찾는 우리 미술계의 거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두고 현대적 화풍으로 ‘한국의 미와 정신’을 화폭에 구현해 냈다.

 이철량 전북대 명예교수는 전북이 낳은 대표적 한국화 화가이다. 형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대상의 본질에 근접하려는 그의 화풍은 앞으로 수묵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며 전북 화단의 맥을 잇고 있다. 수묵화의 가능성을 세련된 터치로 구현한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작가의 깊은 내면이 은은한 먹 냄새와 함께 다가오는 듯하다.

 김호석 화백은 동양화론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는 전통 초상화의 권위자로서 실제 ‘배채법’을 화면에 실현하는 극히 드믄 수묵화가다. 전통 수묵화의 맥을 현대적으로 계승, 재해석함으로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성철 스님, 법정 스님 등을 비롯한 한국 불교의 큰 스님들과 노무현 前 대통령의 영정을 작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고조부인 김영상 열사는 일제의 강제합병에 반대하며 옥중에서 투쟁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러한 올곧은 민족자주정신과 항일 의지는 후에 그의 작품세계 형성에 중요 모티브를 주었다는 평가다.

 최영희 관장은 “3·1운동 백주년을 맞아 기개 있는 불굴의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한 수묵화 운동을 이끈 선구자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고장 전북이 한국 현대수묵의 중심으로 굳게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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