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홍재 개인전…12지신으로 풀어낸 화합과 소통
심홍재 개인전…12지신으로 풀어낸 화합과 소통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2.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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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퍼포먼스 작가로 잘 알려진 심홍재씨가 3월 17일까지 서학동예술마을에 위치한 다원공간 몬에서 열다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심홍재 작가는 평면과 설치, 퍼포먼스까지 동일선 상에 두고 작업을 펼쳐오고 있어 스토리가 풍부한 작가다.

 물론, 그 중심에는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의 소원과 희망, 평화와 안식을 염원하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 그는 ‘획(劃)’을 이용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의 제목도 모두 ‘획’이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신비로운 글씨 같아 보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형상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리드미컬한 형태의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그 표현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그의 작품 속 ‘획’은 바로 12지신의 형상이 서로 엉키어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심 작가는 “초기작인 베개 시리즈 작업에서 보여졌던 죽부인의 도식적인 평면 형태에서 벗어나 곡선의 조합으로 변화해 왔고,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의 작업으로 12지신을 서로 엉기어지며 화합으로 소통되어지는 획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심 작가는 이러한 ‘획’ 작업을 완성해나감에 있어 죽부인의 외관을 차용하고 있다. 20여 년 전, 깊은 잠에서 깨어나 일필휘지로 써내려 갔던 작업노트 이후, 심 작가는 새벽 베개, 베개 일기, 베게 이야기 등의 주제로 꾸준히 전시를 펼쳐왔다.

 그 중에서 죽부인은 그가 퍼포먼스나 설치작업을 할 때 자주 사용했던 아끼는 재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결국, 획 작업 또한 베게 시리즈 작업과 결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의 작업은 그저 획을 보여주는 조형성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그는 폐 자개농을 재료로 써 오려내고, 나무판에 음각으로 새겨 두꺼운 한지로 눌러 찍어내는 케스팅 기법을 이용한다. 재료에 따른 형태와 재질감에 대해서 깊은 관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또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인 것이다. 한지캐스팅으로 순백의 한지에 도드라져 보이게 작업한 12지신의 형태는 단순함 속에 절대 단순할 수 없는 언어를 새겨낸 듯 무게감까지도 느껴진다.

 심 작가는 “자개농을 이용함에 따라 선 위주인 작업의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는 동시에 장식적 디테일을 강조할 수 있었고, 일반회화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까지도 형상화할 수 있었다”면서 “작업에 입체감과 볼륨감을 부여해 투박함보다 모던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심 작가는 국내외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에서 약 250여 회 활동했다. 현재 한국 행위 예술가협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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