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정치의 대타협이 절실한 때다
지역과 정치의 대타협이 절실한 때다
  • 이흥래
  • 승인 2019.02.21 17:4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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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민의 오랜 숙원인 새만금 공항 건설사업이 지난달 가까스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게 됐다. 개발기간은 길었지만 가장 중심 SOC인 공항이 없어 매립이나 외자유치가 터덕거렸던 새만금 개발사업은 올해 1조원의 예산확보와 함께 새로운 개발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거대한 항공기가 실제 오르내릴 공항건설이 마무리되기까진 얼마나 많은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할까.

 본 공사 시행도 아니고 이제 겨우 예타를 면제받는 가장 초보단계인데도 벌써 불 꺼진 공항이니, 정치논리에 휘둘린 유령공항이니 하는 온갖 비난과 악담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공항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갑자기 활기를 띠고, 새만금에 기업들이 몰려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더구나 한두 시간 거리에 상당한 규모의 공항이 이미 가동하고 있어 이용객이 왕창 몰려들 것이라는 보장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지역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공항도, 항구도 만들지 말라면 그 지역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더구나 몇 개 돌아가던 기업마저 문을 닫아 당장 내일 살지 죽을지 모르는 주민들이 공항 하나 만들어 달라고 목을 매는데도 그게 그렇게 낭비이고 황당무계한 발상인가.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우리 전북도민의 논리이고 이를 여하히 불식시킬 것이 가는 앞으로 우리 전북이 짊어져야 할 천형이 될지 모를 일이다.

 새만금 공항의 예타면제를 시작부터 장황스럽게 끄집어 낸 것은 과거 우리가 기회를 잘 살려 공항을 만들었더라면 지금 쏟아지는 과도한 비난은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 전라북도는 지난 1990년대 이후 김제지역에 조촐한 규모의 공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얻은 적이 있었지만, 일부 주민과 천지분간도 못할 정치인이 반대하는 바람에 지금보다 20년 이상 일찍 공항을 만들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다. 어디 공항뿐인가. 전주·완주 통합은 또 어찌 되고 있나.

 지금 청주와 창원을 보라. 과거에는 전주보다 시세가 작거나 비슷했지만, 주변 지역과의 통합을 통해 지금은 전주가 아무리 발 벗고 쫓아도 따라갈 수 없는 그런 형편이 되고 말았다. 전주·완주의 통합 반대에도 공항건설을 반대했던 그 배불뚝이 정치인이 개입했으니 참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을 듯하다.

 KTX 전주 혁신역 건설로 집약되는 전북지역의 KTX 이용을 둘러싼 갈등도 마찬가지다. 국토부의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발표가 나오자마자 익산시장이나 출신 국회의원들은 앞으로 혁신역을 만들자는 따위의 주장은 꺼내지도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이게 입 다물라고 다물어질 사안인가. 백 여년전 조상들의 잘못된 판단을, 십수 년 전 표심에만 정신이 빠진 정치인들이 되풀이하는 바람에 이 문제는 전라북도의 가장 잘못된 행정의 표본으로 노루 뼈다귀 우려먹듯 거론될 전망이다. 과거 김제 공항이 문을 열고 그 가까이에 KTX 역사가 들어섰더라면 광주나 대전권도 품었을 법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같은 주장이 수도권 집중화 논리와 같은 전주권 중심의 발상이라는 지적도 수긍한다. 하지만, 전라북도의 발전은 전주를 주권역으로 해서 각 지역이 기능별, 특성별 연계나 협력을 통해 발전을 추진해 왔던 게 사실 아닌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전주는 도내 각 시군을 배려하고 각 시군은 전주와의 연계를 통해 발전을 추진하는 대화합이 필요했지만, 현실은 지독한 반목과 독자적인 발전에만 너무 매달려 온 듯하다. 특히 그 중심에는 바로 지역 정치인들의 독선과 이기심이 가득히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자세로는 갈수록 낙후되는 전북을 살릴 수 없다. 좀 늦더라도 지역을 넓게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지혜와 대타협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흥래<前 전주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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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2019-02-24 19:42:53
전북 철도정책은 어처구니 없는 역사적 과오로 고속철 신설역을 김제부용지역 근처에 건설했었어야는데 정말 전북발전을 가로 막은 역사적 심판이자 과오를 처절하게 받는 애통한 현실입니다.ㅜ
필자가 예리한 지적을 하셨는데 전주익산군산 중간지역에 고속철과 공항에 연계가ㅜ참으로 안타깝네요. 전주를 위함도 아닌 전북모두를위함이죠. 목천교근처 익산도 택지개발하여 인구유입시키고 오송모델처럼ㅜ이기주의에 결과로ㅜ
오송ㆍ천안아산역ㆍ김천구미역ㆍ신경주ㆍ울산역 전부 외곽에 신역입니다. 경제성논리라면ㅇ당연 전주권 유동인구를 반영 백구나 부용지역 했어야죠. 익산역은 미안한얘기지만 소도시지역민밖에 못품는 비약이지만 별볼일없는 역이되었죠. 정치가 아닌 경제성으로도 당연한결과를 무시하니ㅜ애석하고 원통합니다.
김현우 2019-02-24 19:44:57
더슬프고 안타까운게 지금이시기 현실에도 전북도나 점치인들에 전북지역 철도정책은 없다는거ㅜ 우물안에 개구리 전북사람들입니다. 전북이 망하는 길로만가네요ㅜ 다른시도는 못해서 안달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