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폐의 세계사 등 5권
[신간] 지폐의 세계사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2.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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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폐의 세계사 

 지폐의 도안은 시대와 역사를 반영하며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축하고 있다. 때로는 국가가 숭상하는 위인이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국가의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하며, 때로는 국가의 전통과 이념을 내포하고, 때로는 통치자의 권력강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지폐의 세계사(마음서재·1만6,000원)’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각국의 지폐를 통해 그 나라의 역사와 정치, 문화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생생한 여행담과 더불어 소개되는 지폐에 얽힌 사연들은 저자의 풍부한 식견과 세련된 필치가 더해져 한 페이지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나를 지켜준 편지

 많은 이들이 부산 구도심, 쇠락한 인쇄 골목을 떠날 때 시인 김수우는 지역서점이자 문화공간인 백년어서원을 열었다.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이 작은 공간에서 인문학의 책임을 고민했던 탓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쉼 없이 지역 시민들과 읽기와 쓰기, 다양한 공부 모임을 열었다. ‘나를 지켜준 편지(열매하나·1만3,000원)’는 백년어 창간호(2009년 가을)부터 35호(2018년 가을)까지 부산의 50대 시인 김수우와 서울의 20대 청년 김민정이 주고받은 따뜻한 기록이다. 30년의 세대 차, 물리적 거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도 두 여성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글을 쓰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포스트카드·2만원)’는 철학자이자, 벤야민과 아도르노 연구자였던 故 김진영 선생이 남긴 강의를 정리한 첫 번째 강의록이다. 벤야민은 서구 자본주의의 절정기가 급작스럽게 1차 대전과 2차 대전으로 치닫고 있는 유럽에서 서구 문명의 몰락을 끝까지 지켜보며 기록하다가 자신의 운명까지 바친 지식인이었다. 이 책은 대중 강연으로 열렸던 ‘발터 벤야민과 근대성’이라는 9강의 강의를 녹취하고 정리하고 있다. 벤야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근대성을 중심으로 철학과 문학을 아우르는 저자의 독해와 지혜를 선사하고도 남는다.
 

 

 ▲우린 너무 몰랐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해방정국과 제주 4.3, 여순사건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참혹한 역사를 파헤친다. 그는 어떤 문제의 근인과 원인을 복합적으로 밝히면서, 해당 역사적 사건에 대한 온전한 전모와 바른 이해를 독자에게 전하려고 한다. ‘우린 너무 몰랐다(통나무·1만8,000원)’라는 파격적인 제목을 통해 저자는 무지했던 자신을 성찰하면서 현대사에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냉전구도에 따른 진영의 편가르기나 이념이 아니라 인간들 자체다. 그 시대를 살았던 다수 민중의 체험에 바탕을 둔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다.
 

 

 ▲무타협 미식가 

 “복어 먹다 죽는게 의미 없이 사는 것보다 낫다.” 일본의 예술가이자 전설적 미식가인 기타오지 로산진(1883~1959)이 생전에 남긴 미식론, 음식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글들을 모은 책이 출간됐다. ‘무타협 미식가(허클베리북스·1만5,000원)’의 저자 로산진은 음식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그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소상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또 식기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미식가란 단순히 음식 맛만 느끼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 미식가란 음식과 식기와의 조화, 손님과 주인의 대화, 가게 분위기 등 맛을 둘러싼 모든 풍경도 두루 살필 수 있는 사람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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