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의 산고"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 제정
"14년의 산고"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 제정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9.02.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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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125년의 세월이 걸렸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을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의결했다.

 이로써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가 이뤄지면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은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동학농민혁명은 봉건제도를 개혁하고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동학교도와 농민들이 합세해 일으킨 민중 운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14년간 기념일 제정을 추진해 왔지만 도내 시·군 및 동학 단체에서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기념일 합의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동학농민혁명이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면 법정기념일 제정은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일이다.

 지난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는 기념일 선정을 위해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읍 등 4개 시·군이 추천한 지역 기념일(전주·전주화약일 6월11일), (고창·무장기포일 4월25일), (정읍·황토현전승일 5월11일), (부안·백산대회일 5월1일)을 대상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역사성, 상징성, 지역참여도 등 선정 기준에 따라 기념일로서의 적합성을 심사했다.

 결국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 제정에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던 같은 해 7월에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 및 관계 시·군이 간담회를 갖고 도출한 합의안이 결국 마중물이 돼 오랜 기간 끌어 왔던 기념일 제정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기념일로 선정된 황토현전승일은 동학농민군과 관군이 황토현 일대에서 최초로 전투를 벌여 동학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날이다.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 동학농민군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군과 격돌해 최초로 대승한 날로 이 날을 계기로 농민군의 혁명 열기가 크게 고양됐다.

 이후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있다.

 황토현전승일은 계급사회를 타파하는 우리 역사의 최대 민주혁명이고, 그 혁명을 주도한 주체들이 바로 ‘전북인들’이었다는 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 기념행사 및 선양사업이 지역별 소규모에서 탈피해 국가 주관의 대규모 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향후 시·군별 선양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에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부와 적극 공조해 시·군 숙원사업인 전라천년 파랑새 공원 조성사업(고창), 백산 동학랜드 조성사업(부안),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공원 조성(전주), 동학농민혁명 역사 탐방길 조성(정읍) 등 기념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미진했던 동학 기념·선양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연구용역도 도내 시·군 및 동학관련 단체의 선양사업이 많이 포함 될 수 있도록 건의 지원할 방침이다.

 윤동욱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시·군 및 단체에서 소원했던 기념일이 14년이라는 산고 끝에 힘들게 제정된 만큼 앞으로는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전북을 중심으로 동학농민혁명 애국 애족 정신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키겠다”며 “모두가 하나되는 선양사업과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기념사업을 적극 발굴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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