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에 맞아 숨졌지만, 위험직무순직은 ‘아니다’
취객에 맞아 숨졌지만, 위험직무순직은 ‘아니다’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2.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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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뒤 숨진 고(故) 강연희 소방경 위험직무순직이 부결됐다.

 19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지난 15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를 열어 강 소방경의 유족이 청구한 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불승인했다.

 불승인 배경을 두고 인사혁신처는 취객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을 당했고 이후 뇌동맥 출혈로 강 소방경이 쓰러져 숨졌지만 공무원 재해보상법에서 정한 위험직무순직 요건에는 충족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결정인 근거로 ‘폭행 장면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외상에 의한 동맥류의 파열은 아니며, 감정 변화로 혈압이 올라 뇌동맥류 파열을 촉발할 수는 있으나 직접적인 증명은 불가능하다’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 결과를 들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폭행과 사망의 인과를 직접 연계하기에 곤란한 측면이 많았다”면서 “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 지급을 결정하는 회의에는 의료인과 법조인, 공무원 등 관련 전문가 다수가 참여했고 유관기관 자문도 충분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위험직무순직은 일반 순직과 구별되는 것으로 공무원이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한 경우를 말한다.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위험직무순직은 순직보다 많은 유족연금과 보상금을 받는다.

 위험직무순직 부결과 관련해 전북소방 관계자는 “위험직무순직 신청자가 유가족인 만큼 소방청과 연계해 법률 서비스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면서 “유가족과 논의해 위험직무순직을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소방경은 지난해 4월 2일 오후 1시 20분께 구급 활동 도중 익산시 한 종합병원 앞에서 취객 윤모(47)씨가 휘두른 손에 맞았다. 그는 이후 뇌출혈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한 달 만에 숨졌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 8월 공무원급여심의회의를 열어 ‘해당 사건으로 극심한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지병인 뇌동맥류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 소방경의 순직을 인정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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