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립이 없는 건강사회를 만들자
패드립이 없는 건강사회를 만들자
  • 장선일
  • 승인 2019.02.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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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우리 사회에 수많은 신조어들이 쏟아지면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좋은 의미의 신조어는 사회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나쁜 의미의 신조어는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주 ‘패륜이 일상적인 남성중학생’이란 어느 일간지의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여성중학생보다 남성중학생이 훨씬 많게 패드립을 경험했다고 하고, 두 명 중 한 명이 이를 경험했다고 한다.

 ‘패드립’이란 부모를 욕되게 하다는 의미에서 패륜(悖倫)과 연극에서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말한다는 의미로 에드립(ad-lib)을 합성한 신조어라 할 수 있다. 즉, 상대의 부모를 욕되게 하여 상대를 모욕주거나 자기네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친구들과 흉을 보고 욕하는 패륜적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패드립 현상은 중학생뿐만이 아닌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계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부모와 남편 그리고 가족 모두를 비난하는 현상으로 확산하고 있어 부모를 공경한다는 우리의 전통예절이 무색할 정도라 한다. 이러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심한 모욕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가 하면, 고소 또는 고발로 이어져 심각한 수준의 사회병리현상이라 인식하고 있다.

 사실, 패드립이라는 말만 놓고 볼 때 신조어로 볼 수 있지만, 과거로부터 쭉 이어온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신분이 만든 사회적 해악이라 본다. 이를 태면, 조선시대에 성행한 연좌(緣坐)제도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연좌는 범죄인과 일정한 친족관계에 있는 자에게 연대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그 일례로 조선시대의 과거에 응시할 때 직계 아버지, 할아버지와 증조부까지 3대조와 외조의 성함을 적도로 하여 응시자격 여부를 결정토록 했는가 하면, 양반, 평인, 천인과 같은 신분제도하에 피해자들은 좋은 인성과 재주에 관계없이 사회에서 버려진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해악성을 알고 1894년 갑오개혁 때 신분제도를 타파하였지만, 일제 강점기에 이어 6·25전쟁과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시대상황에서 사상범·부역자·월북인사 등의 친족에게 해외여행이나 공무원 임용 등 사실상 불이익처우를 받게 국가가 자행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현대에 들어와서 패드립현상은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패드립이라는 말은 2010년경 온라인게임에서 시작되어 청소년들의 실제 언어생활에 깊숙이 침투해왔으며, 상대 부목을 모욕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자기 부모들까지도 친구들과 험담하는 수준에 으르고 있다.

 한 자녀 혹은 두 자녀를 가지면서 금이야 옥이야 기르는 부모들이 자녀로부터 이러한 모욕감을 얻게 되는 데는 자본이 형성한 새로운 해악성 산물로 볼 수 있다. 즉, 자본이 불평등 교육을 조장해왔고 가정에서 직장과 사회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내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과열된 경쟁사회에서 제대로 인성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성인이 되어 다양하게 패드립 현상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사회 지향에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해악성을 없애고 건강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인성을 가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교육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근본이기 때문에 올바른 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자녀에게 교육하고 동시에 선생님과 사회지도자들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사회생활에 임해야 한다.

 둘째, 바른생활을 할 수 있는 윤리교육이 필요하다. 시들어가는 예절을 바로 세우고 지킬 수 있도록 가정이 시발점이 되어 학교와 사회로 확산케 하여 바른 윤리의식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셋째,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기만을 위한 삶의 투쟁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조화 속에서 존재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넷째, 근면과 검소함을 생활화해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본을 얻는 것이 수단이 아닌 성실하고 부지런한 노력의 산물임을 인식시키고 아울러 절약하면서 나눌 수 있는 검약정신을 길러야 한다.

 다섯째, 탐구적 태도로 창의적 배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 과거의 말과 달리 현대는 하루가 멀지 않게 변하고 있다. 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리드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탐구하고 배우려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지식은 단순히 얻어듣는 게 아니고 능동적으로 생각하면서 습득하여 새로움을 찾을 수 있는 성숙한 배움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라는 전제하에 다른 사람에게 감사의 마을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와 같은 덕목을 갖출 수 있는 자녀의 인성교육이 길러질 때 내 가정이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우리 다 같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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