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보건환경연구원을 응원합니다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을 응원합니다
  • 김보금
  • 승인 2019.02.17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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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마시는 수돗물에 약을 탄 것 같아요”

  20대 아가씨 한 명이 자신의 집 수돗물이 의심스럽다며 찾아왔다. 소비자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초보시절에 나는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누가 할 일이 없어 먹고 마시는 수둣물을 가지고 장난을 치나?

  가장 먼저 생각나는 기관이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이었다. 지금은 임실군 지역으로 이전을 하였지만, 과거에는 팔복동에 있었다. 1차 방문하여 음용수 수질검사가 가능한지, 소비자댁에 방문하여 수돗물을 수거하여 검사를 의뢰하는 방법을 익히고 무료검사를 위해 우리단체 공문 등을 챙겨 방문해야 했다. 그 뒤로 식품 이물질문제 성분검사 등 다양한 소비자불만을 처리하기 위해 보건환경연구원을 많이 다녔다. 그때 수돗물 이상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는 정신질환치료환자로 파악되었고, 수돗물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자 수돗물에 대한 문제를 나에게 돌리더니 상당기간 출근길과 퇴근길에 스토커처럼 내 뒤를 밟고 다녀 한동안 힘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보건환경연구원은 도민들의 건강권을 담보하고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다. 공무원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1년에 한 번씩 한 해 동안 펼친 연구와 활동에 대한 평가를 팀별로 발표하고 다음 년도 사업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 도민인 소비자 대표로 참석한 일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필자가 요청한 사항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대한 간곡한 부탁이었다.

 올해 1월1일부터는 판매되는 모든 농산물에 작물별로 등록된 농약을 일정기준 내에서 사용하여야 하고 잔류기준이 없는 농약의 경우 일률적으로 0.01ppm을 적용한 제도이다.

 즉, 우리 지역의 농민 누구도 텃밭에서 가꾼 쪽파 한 단이라도 시장을 통해 판매를 한다면, 이 법에 적용이 되며 만약 허용기준을 위반한다면 폐기처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벌과금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를 송천동 시장이든 로컬푸드매장이든 또는 동네 시장 노점이든 출하하는 농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자치단체나 농협과 함께 작은 힘이지만 필자도 지역농민대상으로 부지런히 교육을 다녔다.

 드디어 PLS가 시행되는 2019년도가 시작되었다.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동네시장과 로컬푸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전수검사는 아니지만 일부 수거하여 농약잔류검사를 우리 단체가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급식을 제외한 일반 기업체 식당이나 일반식당에서 사용되는 식재료에 대한 농약잔류는 친환경이 아닌 이상 우려 되고 있다.

 그런데 전북도와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이 총사업비 27억을 들여 송천동 공영도매시장 내에서 6명 인력이 24시간 상시검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사전에 부적합 농산물 유통을 차단하는 정답이 있는 정책이라 응원하는 마음이 크다.

 농산물에는 출하자도 유통업자도 행정도 모두 관여된다. 하지만 농산물 구매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는 소홀해지기 쉽다. 그동안 우리 단체는 친환경인증 출하농가에 대한 현장수거와 친환경판매장,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에 대한 농약잔류검사를 진행하였다.

 이제는 배추 한 포기, 쪽파 한 단이라도 PLS기준에 대한 정확한 잣대로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

 
김보금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전북지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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