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요 서른 다섯 번째 개인전 ‘몽상가의 사물들’
이적요 서른 다섯 번째 개인전 ‘몽상가의 사물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2.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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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밤의 풍경을 저장해 놓은 램프, 페인트가 벗겨져 속살이 드러나도 빛나는 펜대와 펜촉,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시간의 집이 되어버린 시계….  

 오래된 사물들은 그렇게 이적요 작가에게 의식의 발판을 만들어주고, 그림의 질료가 되어주었다.

 이적요 작가의 서른 다섯 번째 개인전 ‘몽상가의 사물들’이 14일부터 27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7)에서 열린다. 초대는 14일 오후 5시 30분이다.

 고독, 몽상, 자유, 마법, 감성…. 이들 단어는 어느 누구보다 이적요 작가와 참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마치 마법사의 주술처럼 밀려드는 언어는 이 작가의 작품과 만나 램프의 요정을 따라 상상의 나라로 떠나게 만든다.

 이번 전시에 펼쳐놓은 캔버스에는 이 작가가, 몽상가가, 철학가, 예술가, 익명의 누군가가 좋아했을 다양한 감성이 스며든 사물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 사물은 오래 전, 그의 오픈 아뜰리에 ‘적요 숨쉬다’에서 봤음직한 소품이 분명했다.

 누군가의 손때가 스며든 과거의 사물은 이 작가를 통해 또 다른 생명력을 부여받았다.

 관람객은 오래된 사물을 따라 자신만의 고독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물론, 과거의 기억 속에 늘 행복한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련하고 아픈 기억이 밀물처럼 밀려드는가 하면, 맥빠지는 찰나의 순간에 놀라게 되고, 잊고 싶은 일들이 먹물 번지듯 되살아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를 품어야만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가의 솔직한 생각이다.

 유행 따라 쉽게 버려지는 인간의 사물보다는, 퇴색되지 않는 감성 속에서만 말을 걸어오는 몽상가의 사물이 지금 중요하게 생각되는 이유다.

 이적요 작가는 “현대는 사물들까지도 시간을 말살 시킨다. 유행으로 시작해서 유행으로 폐기처분되는 현대의 사물들을 보면 쓸쓸한 소멸이 초라한 초상으로 다가선다”면서 “그렇게 나의 겨울은 100년을 살아온 사물에 대한 몽상이었고, 내 의식과 그림 속으로 들어온 사물들에 대한 사유는 결국 시간과 침묵이 된다”고 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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