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임을 위한 행진곡
  • 조배숙
  • 승인 2019.02.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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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임을 위한 행진곡」 첫 소절이다.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며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노래다.

 김대중 정부 시절 5·18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 은 기념식장에서 공식 제창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 2009년부터 제창 대신 합창으로 바꾸며 논란이 되었다.

 2010년과 2013년에는 국가보훈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에서 아예 빼려는 시도마저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며 비로소 2017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이 제창되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제자리를 찾는데 9년이라는 시간이 공전됐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이 주최한 이른바 ‘5·18 공청회’에서 5·18민주화운동에 역사 테러를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극우세력의 태극기부대 집회가 아니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저지른 만행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과 파장은 걷잡을 수 없다.

 공동주최자인 이종명은 “광주 폭동이 민주화 운동이 됐다”며 “다시 뒤집을 때”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역시 자유한국당 김순례도 “종북 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었다”며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과 유족들을 모독했다.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가 형사처벌까지 받았던 지만원은 발표자로 나서 “북한군 개입… 전두환은 영웅”이라며 또다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테러를 가했다.

 국민 여론이 악화하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는 궤변으로 국민들을 또 한 번 분노케 했다.

 자유한국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故 김영삼 대통령은 집권 후 특별담화를 통해 “분명히 말하거니와 오늘의 정부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는 민주정부”라고 강조했다.

 5·18 특별법 제정을 지시한 것도 김영삼 대통령이었다. 신년 벽두에 이순자는 “전두환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역대급 망언으로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국민 여론을 들끓었으나 자유한국당은 침묵했다. 묵언의 동조자로 남은 셈이다.

 이순자의 역대급 망언에 이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의 역사 테러가 별개의 문제로만 비치지 않는다.

 극우세력의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도발행위로 밖에는 이해하기 어렵다.

 자유한국당은 반성과 사과는커녕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순자의 역대급 망언을 “사사로운 얘기”라 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에는 “견해차…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는 황당한 말장난으로 성난 민심을 우롱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이미 역사적 검증과 평가, 법적 판단까지 마무리되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5·18이다.

 80년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했던 전두환의 후예들다운 태도다.

 자유한국당은 분명한 입장과 태도를 밝혀야 할 것이다.

 아무리 가치 지향이 오염된 정당이라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김영삼을 부정하며 학살의 원흉인 전두환을 영웅으로 떠받드는 역사 인식에 동조하는 것인지의 문제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에 의해 벌어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테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여야 4당은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등 5·18민주화운동 역사 테러 3적에 대한 국회 제명처리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이 일말의 양심을 가진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역사 테러 3적에 대한 제명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 길만이 자유한국당이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만에 하나 제명처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역사와 국민들로부터 박근혜 탄핵에 버금가는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다시, 촛불을 밝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 놓아 불러야 할 때다.

 이 땅의 민주주의의 길을 밝히며 산화해 가신 5·18 영령들의 숭고한 넋을 잊지 말자.

 「임을 위한 행진곡」은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로 노래를 맺는다.

 조배숙<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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