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3개 지자체, 조직적-논리적 대응전략 마련해야
전북 3개 지자체, 조직적-논리적 대응전략 마련해야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9.02.11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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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제 ‘닥金’이다 <하>
전북금융타운 조감도.
전북금융타운 조감도.

 전북은 낙후탈피 기회가 종종 주어져 왔다. 위도방폐장, 김제공항, 김제KTX역사 등…. 그러나 도내 지역간 갈등으로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오랜만에 새만금공항예타면제 소식에 축하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부끼고 있다. 하지만 새만금공항과 새만금 산단, 2023년 잼버리대회 등 이들 사업은 5년 이후 성과 낼 사업들이다. 전북은 당장 먹고살 것이 부족하다. 기업이나 일자리, 인구 감소가 말해준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공공기관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추진해 153개 공공기관을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분산 이전시켰다. 벌써 10년 넘어섰으나 타지역 혁신도시에 비해 전북혁신도시는 초라한 현실이다. 이유는 하드웨어만 내려왔을 뿐 소프트웨어가 이전되지 않아 지역균형발전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웃 전남혁신도시는 한전을 중심으로 300개 기업이 이전하고 인적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전대학’도 추진중이다. 공공기관 이전과 기업의 집적을 통해 신산업을 성공적으로 일으키고 있다.

 전북은 어떤가? 농촌진흥청과 국민연금공단 등 12개 공공기관이 입주, 완료했지만 관련 산하기관이나 기업이 얼마나 이전했는가?

이제 문재인 정부는 혁신도시 중심의 클러스터 육성 등 ‘혁신도시 시즌 2’를 대선공약으로 추가 이전을 추진중이다.

전북은 농생명과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1단계 사업은 어느 정도 완료되고 국가균형발전 2단계 사업에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전북혁신도시 시즌 2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사람 중심’의 금융도시를 꿈꾸는 것이다. 바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다.

 650조원의 연기금을 매개로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와 금융인들이 모여 북적거리지만,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만으로도 아무 불편이 없는 도시, 화려하지 않지만 재미있는 도시, 조용히 걸을 수 있는 편안한 도시, 누구나 학습하고 토론하고 어울리는 공동체 중심 도시….

 이런 도시 분위기를 조성할 때 여의도(제1금융도시)와 부산(제2금융도시)과는 특화된 ‘사람 중심’의 금융도시 조성과 함께 혁신도시 시즌 2를 성공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혁신도시’라는 뼈대의 집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공간에서 온기를 느끼며 안정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전라북도와 전주시, 완주군, 국민연금공단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국민연금공단은 지자체 요청시 협력해야 할 뿐이다. 도내 3개 지자체가 주관되어 혁신도시 시즌 2와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조직적, 논리적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공단이 적극적인 반면에 지자체가 전략 부재시 또다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불보듯 뻔하다.

 금융기관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할려면 금융인들이 꿈과 아이디어를 갖고, 새로운 사업을 실험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지역을 떠나지 않고 모험과 도전을 펼치고 전주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과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런던, 홍콩, 두바이 등과 견줄 수 있는 세계적 금융도시로서 명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몇 가지 요건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중심 국내외 금융기관(은행, 증권, 자산운용사)과 관련 단체 및 연구기관 등 이전 ▲금융기관이 안정적으로 업무 수행할 수 있는 사무공간 확보 ▲금융전문인력 확보 교육시스템 구축 ▲종사자들의 주거, 교육, 문화, 교통 등 정주요건 확보 등이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혁신도시에 이전한 공공기관은 해당 지자체와 협력토록 규정됐다. 또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18조에 따라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촉진하고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당 공공기관 및 그 소속 직원에 대해 지원토록 했다.

 진주시 등은 ‘혁신도시 시즌2’ 준비를 위해 TF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조례까지 제정해 지원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금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은 무엇하고 있나? 과거처럼 ‘떼쓰기 행정’으로 제3금융중심지 지정 추진은 어림도 없다. 조직적,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함께 혁신도시 시즌 2에 걸맞은 금융분야 준공공기관과 기타 공공기관, 은행권 유치에 희망을 걸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 유치를 위해 이주비 지원조례 제정이나 JB금융타운 조기 건설, 이전 기관 종사자 자녀를 위한 교육기관 신설, 혁신도시내 운행 순환버스 등이다.

 이와 같은 요건은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그리고 전문가와 활동가, 정치권이 함께 고민하고 나설 때 가능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북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국민연금공단은 세계 3대 연기금, 650조 원의 기금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전북혁신도시를 연기금 금융중심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수탁자산 규모 세계 1,2위 은행인 SSBT(State Street and Trust Company)와 BNY MELON 은행이 전주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혁신도시 내에 금융플러스 센터 건립, 안정적인 운용인력 확보를 위한 연기금전문대학을 추진하는 등 균형발전을 위한 선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이 성과의 꽃으로 결실을 맺는다면 전북혁신도시는 다른 어떤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된 금융도시로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의 ‘금융중심지 지정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금융중심지 지정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다.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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