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 경기침체 최악, 도민 불안감 최고조
[설 민심] 경기침체 최악, 도민 불안감 최고조
  • 김경섭·정재근·서울=전형남 기자
  • 승인 2019.02.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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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명절을 맞아 고향집에 둘러앉은 가족들은 한결같이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구동성으로 국가 부도위기로 내몰렸던 IMF 때보다 서민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졌다고 말했다.

 타향살이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 선물 꾸러미를 들고 고향을 찾았지만 상가 곳곳이 비어 있거나 ‘임대’ ‘매매’ 등의 문구만 덩그러니 붙어 있는 모습에 어깨 힘마저 풀린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나마 ‘항공오지 전북’을 탈피할 수 있는 새만금 국제공항 등 전북현안과제가 예타면제를 받았다는 것을 큰 위안으로 삼는 눈치였다.

 경기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정상수 씨는 “경기가 침체된 마당에 최저임금 인상이다, 근로시간 단축이다 해 사람들을 내보내고 우리 부부가 서빙보고 청소하고 설거지를 하며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자영업자들이 폭발, 생존권을 위해 거리로 나설 판인데 내 고향 전북도 큰 차이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준생이 된 박진성 씨는 “그간 여러 곳에 지원서를 썼지만 아직 합격통지서를 받은 곳이 없어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어 설에 내려올까 고민하다 올해 취업을 못하면 내년엔 더 오기 어려울 것 같아 용기 내 내려왔다”며 “자취방이나 고시원에서 지내며 내려오지 않은 친구들도 있고, 선배들 가운데에는 취업을 아예 포기하고 2~3개 알바를 하며 생활하는 이른바 ‘취포자(취업포기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설 민심대로라면 실물경제가 초토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자영업자는 위축되고, 청년들은 취준생의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사회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고향에 새만금 국제공항이 들어설 수 있는 토대(예타면제)를 마련한 것을 큰 위안으로 삼는 눈치들이다.

 서울서 회사를 다니는 이재욱 씨는 “새만금 국제공항 예타면제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속 시원한 소식을 들었다. 잃어버린 30년을 몇 년 안에 보상받을 수 있도록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털어놨다.

 불안하기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설 연휴민심이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제21대 전북 총선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 결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정부의 운영을 결정하고 여·야 다당제 지속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정치권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도민 여론이 설 연휴 동안 가닥이 잡히면서 이에 따른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의 전북에서 경쟁력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정치권 모 인사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여론이 충돌하고 있다”며 “설 연휴 밥상머리에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특히 평화당과 미래당의 통합 논의가 이미 시작됐고, 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야당발 정계개편이 진행도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현실적인 문제로 부각된 상태다.

 민주당이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 전북 등 호남지역 새판짜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부터 현재 평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제3지대 창당이 성공 여부에 대한 전망이 설 연휴에 쏟아졌다.

 도민들은 내년 총선에서 현역의원의 물갈이 폭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18대, 19대, 20대로 이어져 온 현역 물갈이가 이미 팩트로 자리 잡았고, 21대에도 비슷한 상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전북지역 정치권의 발걸음이 연휴 이후부터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섭·정재근·서울=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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