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연구 대가 최동현 교수의 ‘사랑가 연구’
판소리 연구 대가 최동현 교수의 ‘사랑가 연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2.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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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를 아는 사람들 치고 ‘사랑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판소리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곡인 ‘사랑가’는 소리꾼들이 즐겨 부른 ‘춘향가’의 대표적인 더늠이다.

 그러는 사이에 많은 더늠이 쌓여 판소리 중에서도 가장 많은 더늠이 모여있는 대목이 되었다.

 이처럼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사랑가’를 제대로 이해하고 듣는 사람의 숫자는 많지 않다.

 이러한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판소리 연구의 대가 최동현 군산대 교수가 ‘사랑가 연구(민속원·7,000원)’를 펴냈다.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와 판형의 책에는 ‘사랑가’연구의 실증과 해석을 병행한 최 교수의 대표적 논문 3편이 실려있다.

 ‘사랑가의 구성과 변화(2015)’, ‘사랑가의 의미(2017)’, ‘신작 사랑가 연구(2018)’가 그것이다.

 ‘사랑가의 구성과 변화’에서 최 교수는 ‘사랑가’의 통시적 변화를 밝히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는데, “사랑가는 선정성의 제거와 대중의 재미 또는 흥미 유발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변화·발전된 것”으로 정리했다.

 또 ‘사랑가의 의미’를 분석한 논문에서 최 교수는 오래 동안 춘향가의 대표적인 더늠으로 사랑을 받았던 이유를 찾는다.

 그는 “문학적, 음악적 아름다움이나 완성도에도 일부 기인하는 것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랑가가 담고 있는 의미의 무게 때문일 것이다”면서 “내용 없는 형식만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 교수는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내재적 갈등이 ‘사랑가’의 매력의 원천”임을 강조, “이도령의 말을 통해서 보면 이도령은 관습, 규범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춘향은 현실, 관습, 규범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신작 사랑가 연구’에서는 해방 직후, 구체적으로는 1945년부터 1951년 사이에 창극용으로 만들어진 ‘사랑가’의 전승에 대해 살핀다. 최 교수는 신작 ‘사랑가’의 전승 과정을 밝히 고자 열 가지의 이본들을 비교 검토하면서, 해방 이전의 이본들과는 같은 부분이 별로 없었음을 찾아냈다. ‘신작 사랑가’가 어느 한 이본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대부분 창작되었음을 밝히는 대목이다.

 전북 순창 출신으로 전북대를 졸업하고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오랫동안 판소리 연구에 전념해 70여 권의 저서와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집 ‘바람만 스쳐도 아픈 그대여’를 내기도 했다. 판소리학회 회장, 전북작가회의 회장, 전북민예총 회장, 전라북도문화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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