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국물은 필수죠" 멕시코 새댁 이사벨
"깍두기 국물은 필수죠" 멕시코 새댁 이사벨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1.31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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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새댁 이사벨 카바소스와 한국인 남편 이민구 씨. 사진=최광복 기자
멕시코 새댁 이사벨 카바소스와 한국인 남편 이민구 씨. 사진=최광복 기자

 “국밥은 깍두기 국물이랑 같이 먹어야 꿀맛입니다. 하하 (웃음)”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에 깍두기 국물을 넣어 맛있게 먹는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익숙한 광경이다. 그런데 외국인이 해당 모습의 주인공이라면? 다소 낯선 느낌이 들것이다.

 한국사람보다 깍두기 국물을 사랑하고 국밥을 즐기는 외국인을 만나봤다.

 주인공은 한국에서 설날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멕시코 새댁’ 이사벨 카바소스(32)씨다.

 기자가 만난 이사벨 씨는 명절을 앞두고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멕시코 생활을 정리한 남편을 따라 지난해 말 한국으로 들어온 가운데 설이라는 대명절을 처음 경험해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어 공부가 한창인 그녀는 밝은 미소를 띤 채 한국 음식을 기자 앞에서 읊어냈다.

 “가알비(갈비), 미여쿡(미역국), 장초림(장조림), 김치, 너무 쵸아(좋아)하는 음식이에요.” 다소 어색한 한국말에도 그녀의 어투는 당당했다.

 평소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이사벨은 최근 김치를 담가낼 정도 한국 음식 배우기에 열정을 쏟고 있다.

 한국 음식이 왜 맵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그녀는 “멕시코 음식에도 할라피뇨(고추)가 많이 들어가 한국 음식이 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한국 음식 대부분 입맛에 맞아 음식 걱정은 없다”면서도 “다만,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 탕 종류는 못 먹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한복에도 관심이 많은 그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저고리 옷고름 매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한복을 입은 채 시부모님을 만날 계획을 꿈꾸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복을 입은 외국인 며느리를 보면 시부모님이 좋아하실 거 같다”면서 “옷고름 매는 법이 어렵긴 하지만 꼭 배워서 시부모님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쾌활한 성격으로 그녀는 남편 가족에게 ‘행복 바이러스’ 같은 존재다.

 이사벨 남편 이민구(33) 씨는 “아내가 막걸리·모주 등 전통주를 좋아하는 탓에 할아버지와 어머니와 금방 친해져 단짝이 됐다”면서 “고향을 떠나 슬퍼질 법도 하지만 호탕한 성격으로 어딜 가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아내가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타코’ 등 멕시코 음식 레스토랑 ‘아이마미따’를 전주에서 오픈한 이사벨 씨는 “맛의 고향인 전주에서 멕시코 전통 음식점을 운영해 매순간이 특별하다”면서 “전주에 거주하는 동안 멕시코 전통 음식을 남편의 고향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말했다.

 지난 2014년 한국인 남편과 백년가약을 맺은 이사벨 씨는 슬하에 환희(5)라는 아들을 두고 즐거운 명절 ‘설’을 기다리는 중이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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