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장기적 하락과 한국경제의 미래
세계경제의 장기적 하락과 한국경제의 미래
  • 이정덕
  • 승인 2019.01.2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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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경제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세계경제성장률도 다시 하락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며칠 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나 한국경제 상장률을 낮췄다. 2008년 미국금융위기로 나타난 세계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의 모든 국가들이 이자율을 대폭 내렸고 10조 달러에 달하는 돈을 찍어 공급했다. 이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돈을 회수하거나 이자율을 올리면서 신흥국 자본유출로 신흥국 경제가 특히 불안해지고 있다. 또한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못하는 미국이 세계 각 지역과 무역전쟁을 일으키며 미국에 유리하게 세계경제를 바꾸려고 하면서, 특히 미국에서의 최대흑자국인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고강도로 진행하면서, 세계교역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경제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에도 타격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 하락추세에는 이보다 더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인구성장률의 저하, 인구고령화, 생산성 향상의 저하가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이다. 인구성장이 멈춰 노령화되고 자녀가 줄어들면 소비가 줄어들어 투자가 위축된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혁신적인 생산성 향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대부분 산업에서 과잉생산의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생산과 관련이 없는 서비스업이나, 금융처럼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 분야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분석가 해리 덴트는 세계사적인 경제흐름에서 인구구조가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설명한다. 이를 대입하여 보면, 산업혁명 이전의 농업사회에서는 인구성장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성장도 연 0.5%에 미치지 못했고, 산업혁명 이후 인구성장이 급증하면서 소비도 급증하여 경제성장이 2~4%로 높아졌는데, 이제 인구성장이 하락하고 있어 경제성장도 점차 하락하며 다시 0% 가까이 떨어질 것이다. 해리 덴트에 따르면 세계사적으로 인구성장이 높았던 산업혁명 시기의 수백년만 경제성장이 예외적으로 높았던 것이고 인류사에서 그러한 높은 경제성장은 다시 나타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산업혁명 시기에서도 보다 단기적인 경제주기가 나타나는데, 해리 덴트는 자녀를 키울 때는 지출을 늘리고 은퇴하며 지출을 줄이는 세대주기(대략 40년 주기), 세계의 전쟁과 평화의 주기(35년), 경제호황불황주기(8-13년), 기술혁신주기(45년)의 4개 주기의 결합에 따라 세계경제주기가 나타난다고 본다. 현재 인구정체에 따른 생산인구감소, 자녀수 감소와 은퇴자 증가에 따른 소비감소, 사회불안감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기술혁신감소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해리 덴트는 한국은 소비가 2018년 정점을 지나 이후 계속 줄기 때문에 경제성장률도 2020년 2%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해리 덴트는 단기예측에서 틀린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인 흐름에서 참조할 부분이 많다.

  세계적인 경제흐름이 있더라도 국가별로 대응능력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한국은 1960년대초 필리핀, 인도네시아보다도 못사는 나라였지만 대응을 잘해 이들을 추월했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70년간 제조업에 기반한 수출주도형 모방경제로 세계사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이제 한국은 모든 제조업에서 중국에 쫓기고 있고, 첨단산업이나, 창조산업, 지식정보산업, 금융산업, 문화관광산업 등에서 아직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영역을 정확하게 찾아 국가와 기업의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남녀평등과 육아환경개선으로 출산율을 높이고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국이 더 잘 살아남을 수 있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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