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대학 분할… 지방분권 부정 ‘적폐적 발상’
한국농수산대학 분할… 지방분권 부정 ‘적폐적 발상’
  • 김종회
  • 승인 2019.01.27 18: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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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어촌 발전대책의 일환으로 한국농업전문학교 설치령(대통령령 제14742호)을 제정, 1997년 설립했다. 2007년 한국농업대학, 2009년 한국농수산대학으로 교명을 바꿨다. 2015년 2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서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전북의 자랑인 한국농수산대학(이하 한농대)에 대한 개요다. 한농대 졸업생의 영농 정착률은 무려 86%에 달한다. 4년제 농과대 학생의 영농 종사율이 1.9%인 점을 감안하면 기적적인 영농 정착률이다. 한농대 졸업생의 연평균 농가소득은 일반농가의 2.3배인 8,954만원에 달한다.

 ‘농업 사관학교’라는 명칭에 걸맞게 한국농수산업을 살리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 중이다.

 전북도민에게 한농대는 힘들여 키운 옥동자와 같다. 이전 초기 허허벌판에 가깝던 한농대는 후생관을 갖추고 기후변화대응실습센터 건립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등 대학의 면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3년 학비와 실습자재­실습파견 경비 등 전액 무료, 창농에 필요한 자금 지원, 병역면제 등 각종 혜택에 졸업생들이 농축산업에 종사하며 높은 소득을 올리자 한농대는 입학 경쟁률이 4:1을 초과하는 등 인기 대학의 대열에 올라섰다.

 이처럼 잘 나가는 한농대가 탐난 것일까? 한농대 분할 음모가 획책 단계를 넘어 실행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농대는 청년농업인 육성 및 한농대 발전방안 용역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의 올 예산을 확보했다. 한농대는 지난해 ▲대학의 대내외 여건을 고려한 멀티캠퍼스 조성 타당성 분석 및 방향 설정 ▲멀티캠퍼스를 신규 추진할 것인지, 기존대학 캠퍼스를 활용할 것이지 여건 분석 등 주요 과업을 정하고 5,000만원을 들여 용역을 의뢰했다.

 멀티(multi)는 복수의, 다수의 뜻이다. 한농대는 “한농대 본 캠퍼스를 강화할 것인지, 제2-제3의 캠퍼스를 타지역에 세울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굴뚝에서는 이미 자욱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농식품와 한농대가 진정으로 한농대를 쪼개려는 의도가 없다면 평지풍파를 일으킬 게 아니라 장관과 총장이 “한농대 분할은 어떠한 경우에도 없습니다”라고 공식 발표하면 될 일이다.

 한농대 분할 시도는 200만 전북도민에 대한 전면적인 선전포고이자 도발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방분권 철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적폐적 발상이다. 혁신도시는 노무현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한 산물로서 당시 정부는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혁신도시의 발전방향을 정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게 공공기관을 배치했다. ‘농생명융합도시’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전북혁신도시에는 한농대를 비롯,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 등이 들어서 있다.

 대관절 육군사관학교와 경찰대, 육군3사관학교를 분할하겠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단연코 없다. 한농대 분할 역시 어불성설이다.

 “전북에 위치해 수도권이나 영남의 학생들이 농수산대학에 오기 어렵다”는 것이 한농대 분할세력의 논리다. 재학생 전체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상황에서 거리 타령을 한다는 것 자체가 궤변이다.

 한농대 분할을 추진하려는 세력은 ‘적폐세력’ ‘반 분권세력’ ‘전북 말살세력’ ‘농업 말살세력’이다. 한농대에 대한 정부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고 이 전략은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한농대 분할은 선택과 집중 전략 포기이자 전북혁신도시를 만신창이로 만드는 뇌관이다.

 전북 정치권과 전국의 깨어있는 농민들과 연대해 한농대 분할시도를 완전히 분쇄하는 것,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2019년 사명이다.

 김종회<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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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9-01-30 00:19:56
거꾸로 중앙교육연수원 등 영남지역에만 있는 기관들도
전주에 분소를 설치하도록 하자....
무궁화 2019-01-27 20:48:57
경상도에 빼앗기는 치욕과 수모를 또 당해서는 절대 절대 안된다. 전북인 모두가 총궐기 해서라도 전북인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