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감각
균형감각
  • 박인선
  • 승인 2019.01.27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obil : 빨강색의 승리, 알렉산더 칼더 作(1959~1963)

 움직이는 조각 ‘모빌’은 미국의 작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lder 1898~1976)가 최초로 고안해낸 예술작품이다. 칼더의 작품의 주제어는 균형이다. 작품에서 보여주는 메시지는 균형과 더불어 공존의 의미를 더한다. 어린아이들이 눈 맞추고 옹알이를 시작할 때 머리 위에 매달려진 모빌이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장난감이다. 우연스럽게도 이 또한 의미 있는 광경이다.

 이처럼 모빌 작품은 우리 삶의 바로미터처럼 비춰진다. 사건을 다루는 법원의 엠블럼마크에도 저울추가 균형을 나타내는 모양이다. 사건들의 실체는 균형감각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한 예가 목포 등록문화재 부동산투기 의혹이다. 공익과 사익 결합된 이익충돌이라는 해괴한 말들이 나돈다. 말의 성찬이다.

 정치인이 논쟁의 중심에 있다 보니 상대 진영들 사이의 이전투구는 국민적 관심사항으로 되어버렸다. 본질은 사라지고 고성만이 난무한 상태다. 지난 정부에서 벌어진 블랙리스트사건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라 원수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꼴이다. 이런 가운데 균형이란 무용지물이다.

 언론들이 연일 대서특필을 보면서 지난해에 군산이당미술관에서 정크아트초대전을 했던 기억이 새롭게 생각난다. 미술관이 동네 공중목욕탕을 리모델링한 곳이라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모범적 사례로 알려졌기에 관심이 많았다. 전시회기간에 도시재생관련 자료조사를 위한 작업도 이루어졌었다.

 미술관 측에서 자료조사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버려진 폐기물을 이용한 작가가 직접 해주면 실감 있게 받아 들일 수 있다기에 카메라 앞에서 설명도 곁들어 주었다. 정크아트전시회를 하는 곳이 오래된 목욕탕의 흔적들을 살린 미술관이니 작품이 전시장소와의 관계에서 동질성을 함께할 수 있어 도시재생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기회였다.

 군산지역은 근대문화재들이 많이 남아 있어 도시재생사업이 오래전부터 시행되어온 지역으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주의 한옥마을이 전통주거시설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의 지역이라면, 식민지시대 만들어진 100년이 지난 양곡창고를 이용한 삼례예술촌은 근대문화유산의 공공재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인 케이스로 우리지역에도 근대문화유산과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활발한 곳이다.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면서 문제는 없었겠는가. 지나치게 관광위주로 개발하다보니 원주민들의 정주여건이 무시되었던 측면도 있다. 시끄러워서 못살겠다는 민원이 있을 법하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초기에 어렵게 터전을 마련하여 자리를 잡은 구성원들이 비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겨나는 현상도 도시재생프로젝터가 가지는 명암이다. 경제논리가 자본주의사회의 우선순위라지만 지금의 가치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구성원들의 피나는 노력의 몫이다. 이러한 잡음에 대한 대책도 짚어 볼 대목이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우리 문화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기에 좀 더 균형 잡힌 정책들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 해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수많은 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의 잡음이 도사리고 있다. 목포 등록문화재를 통해 지혜로운 해법이 요구된다.

 글 = 박인선 정크아트 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