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선뜻 집밖을 나서기가 어렵다. 겨울철은 모든 이들이 운동하기에는 역부족이며 대부분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춥다고, 운동하기 어렵다고 가정에만 있을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산책길과 그리 높지 않은 산이 가까이에 있어 조금 시간을 내면 생활에 활력소가 될 곳이 있다.
익산 동산동에 위치한 유천생태습지와 익산 금마면에 위치한 용화산이 그곳이다.
# 익산동산동 유천생태습지
시민의 쉼터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유천생태습지는 동산천, 체험숲길, 학산, 금강 관음사가 함께 어우러져 자연과 함께 거닐며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즐길 수 있는 절경지다.
동산천은 고요히 흐르는 맑은 천변에 갈대밭을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로 석양이 질 무렵이면 물빛에 비추는 도심의 모습과 붉게 물든 햇살이 한 폭의 유화와 같이 인상적이다.
체험숲길은 동산동 행정복지센터 옆에 자리한 소나무 숲 안에 폭 1.5m, 거리 150m로 주 산책로는 흙 콘크리트로 전부 포장됐으며, 산책로 옆으로는 60여개의 화강석과 통나무, 화산송이가 자리 잡고 있어 운치를 더하고 있다.
인근 수도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학이 머리를 쭉 내밀고 물고기를 잡는 형태라 해 붙여진 이름으로, 학산의 소나무 숲에는 태고종금강 관음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법당 중앙에는 한 여인이 아기를 업고 있는 듯한 형상의 돌부처 석불이 이색적이다.
특히, 이곳은 전남 순천만공원을 축소해 조성한 하늘마당은 이 생태공원의 상징적인 장소로, 정상에서 공원의 모든 풍경이 한 눈에 담기고 밤이면 소담하게 오르는 불빛 물줄기와 생태습지의 전경은 파노라마처럼 동화된다.
#. 겨울철 산책하기 좋은 용화산
산이라면 사계절 모두 좋고 아름답지만,‘그래도 산 중에 제일은 겨울 산’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는데, 그 모습에서 감춰져 있던 산의 본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겨울산은 다른 계절에 비해 위험하고, 등산에 있어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하지만, 조금 잔꾀를 부려 비교적 덜 위험하고, 조금 덜 힘들게 겨울 산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면, 익산시 금마면에 있는 용화산을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용화산은 미륵산 자락의 작은 산으로 과거에는 미륵산과 용화산을 합쳐 용화산이라 불렀지만 지금은 미륵사지 북쪽을 미륵산으로, 나머지 부분을 용화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용화산은 용화산 둘레길로 연결돼 있어 가람 이병기 선생 생가, 두동 편백나무 숲 등 다양한 곳에서 오를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 서동공원에서 오르는 것이 제일 편하다.
서동공원 내 마한관을 뒤로 하고 옆으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이내 한적한 숲길로 접어든다.
벌거벗은 나무들의 모습에 생기는 조금 덜 하더라도 그 만큼 용화산 만의 본연적인 고요함을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용화산은 해발 342m의 낮은 산이지만 코스의 높낮이가 다채로워 등산을 꺼려하는 초심자는 물론, 산을 좋아하는 베테랑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40분정도 용화산의 기운을 받으며 오르다 보면 정상에 도달 할 수 있다.
용화산 정상에서는 다시 서동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고,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 숲으로도 갈 수 있으며, 가람 이병기 선생 생가 쪽으로도 갈 수도 있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코스를 정할 수 있다.
기해년 새해에는 백제 무왕의 호방한 기운이 서린 용화산에서 겨울 산이 주는 기쁨과 명산(名山)의 정기를 잔뜩 받아 보자.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겨울철 운동하기 싫다고 움츠리지 말고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익산 동산동에 위치한 생태습지와 금마면에 위치한 용화산으로 훌쩍 떠나보면 어떨까.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질 것이다.
익산=문일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