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내 안의 역사 등 5권
[신간] 내 안의 역사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1.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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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안의 역사 

 역사학자 전우용의 한국 근대 읽기 두 번째 책인 ‘내 안의 역사-현대 한국인의 몸과 마음을 만든 근대(푸른역사·1만9,500원)’가 출간됐다. 교과서가 놓치고 있는 오늘의 뿌리를 찾아 성찰의 자료로 삼는 작업으로 첫 번째 책은 ‘우리 역사는 깊다’를 제목으로 나온 바 있다. 저자가 차린 보통사람들을 위한 보통사람의 역사를 살피다 보면 의외로 흥미로운 이야기와 생생한 생각거리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글은 모두 52꼭지로 소매치기나 하마평의 기원 등과 같은 이야깃거리가 넘친다. 

 

 

 ▲조선왕조의 의궤와 왕실 행사 

 조선 왕실 문화의 대표적 기록물인 의궤를 새로운 시각으로 심층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전 7권으로 기획된 왕실문화총서 세 번째 책인 ‘조선왕조의 의궤와 왕실 행사(현암사·2만5,000원)’는 의궤를 의례나 예법에 관한 책자로 설명하는 기존의 연구서나 안내서와는 결을 달리하고 있다. 책은 고려와 조선왕조에 특유한 도감 제도와 관련된 기록물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의궤의 기록 형식과 구성 내용을 다양한 화보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진화의 배신 

 지구상에 출현했던 생물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비율은 500종당 1종, 0.2%에 불과하다. 우리 인간은 포식자, 환경 재난, 전염병 등 온갖 재앙 속에서 어떻게 이 극한의 확률을 뚫고 살아남았는가? ‘진화의 배신(부키·2만2,000원)’은 역사와 진화라는 거대한 맥락 속에서 유익한 유전자들이 어떻게 자연 선택 되고 실제로 작동해 왔는지 그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그러면서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불안과 우울증, 심장 질환과 뇌졸중을 부르는지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입증해 보인다. 

 

 

 ▲디디의 우산

 황정은 작가의 신간 ‘디디의 우산(창비·1만4,000원)’이 출간됐다.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하며 서로 공명하는 연작 성격의 중편 2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와 촛불 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인간을 사유하는 깊은 성찰이 마음 속 깊이 파고드는 아름다운 문장들과 어우러지며, 그렇게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현대를 사는 고독한 우리,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우리가 여기 있다. 원재훈의 소설집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가갸날·1만3,500원)’는 아주 짧은 소설을 뜻하는 손바닥 소설에 해당한다. 인생에 대한 통찰과 긴 여운을 선물하는 작품들로, 표제작은 사람과 반려동물의 위치를 바꾸어 세상을 들여다보는 풍자성이 돋보인다. 작가는 점심을 먹고 마당 가에 가만히 꽂아둔 이쑤시개를 아름드리 거목처럼 상상하는가 하면, 늙어 주름진 얼굴에서 숨이 막하게 아름다운 단풍을 연상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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