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원 시인의 자화상 ‘대장도 폐가’
김광원 시인의 자화상 ‘대장도 폐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1.23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가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시는 불현 듯 찾아오기도 하고, 몇 달 이상씩 뜸들이다 찾아오기도 한다. 어쨌든 시 쓰는 일은 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끝없는 화두라 할 것이다.”

 김광원 시인이 지난 2005년에 출간한 ‘옥수수는 알을 낳는다’ 이후의 작품 89편의 시들을 모아 네 번째 시집을 엮었다.

 자그마치 13년 동안의 시를 묶어 세상 밖으로 띄워 보낸 것이다.

 ‘대장도 폐가(바밀리온·1만2,000원)’에는 그동안 시인이 고뇌하며 살아온 흔적과 슬프게 돌아가는 세상 풍경이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김 시인은 물질문명의 극한 속을 살아가는 현 상황에서 정체성 상실의 위기에 처해있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시인으로서 생명의 순수의지를 추구하는 것과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정상화를 열망하는 비판 정신이 별개의 것이 아님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김광원 시인은 “내가 꿈꾸는 일은 그대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는 하루 종일 내 삶의 속성에 길들여 살고, 내 방식대로 생각하고 바라보고 움직인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시작은 결국, 자신 안의 자신과 만나는 작업인 것이다.

 시인은 고뇌하며 한 글자, 한 글자를 적어 내려가면서 자신의 생각이 변화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표현되는 것을 절대 두려워하지 않는다. 서툴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발견하는 일이 바로, 자신 안의 선입견과 관념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곧 시인의 자화상이다.

 강상기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그의 시는 이쪽 기슭에 집착하면 저쪽 기슭이 허구로 보이는 착시가 아니라, 이쪽저쪽을 하나로 조합해내는 강렬한 진실을 담고 있다”면서 “투쟁과 갈등을 일으키는 세상의 소란을 뛰어넘어 고요 속에 소란을 담아내는 시가 독자들의 가슴에 뜨거운 감동으로 전해질 것이다”고 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