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의 무한 투쟁이 하늘길 열었다
전북 정치권의 무한 투쟁이 하늘길 열었다
  • 전형남 기자
  • 승인 2019.01.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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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새만금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사실상 확정함에 따라 항공 오지의 전북에 하늘길이 열리게 됐다.

 새만금 신공항 사업은 역대 정부의 전북 차별 정책에 따라 질곡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광역시·도중 공항이 없는 곳은 전북이 유일한데도 과거 정부는 항공수요 등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전북에 공항 건설을 반대해왔다.

전북은 국제공항 부재로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도민 또한 외국을 나가기 위해서는 서울 등 타지역에 가야하는 번거러움과 동시에 자존심 상하는 일을 당해야 했다.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따라 전북 도민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 사업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전북도민의 이같은 꿈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은 관련 부처의 부정적 견해와 여·야 정치권의 물밑 반대로 ‘한여름밤의 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면서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수면위로 부상하고 송하진 지사와 전북 정치권은 1년여가 넘는 세월동안 ‘백척간두’의 승부를 벌였다.

 특히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순창·임실)의 지난해 10월 국회 대정부 질문과 이낙연 총리의 발언, 그리고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대한 입장은 도민의 분노가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용호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통해 새만금 신공항 예비타당성 면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2023년까지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날림공사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이었다.

 이 총리의 발언을 두고 전북 정치권은 전남 무안공항을 의식한 것 아니냐며 발끈했다.

또 이해찬 대표는 지난해 8월 “새만금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펄 등으로 지반이 약한 탓에 파일항타(파일박음) 공정 등으로 공사비가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새만금 공항 대신) 가까운 전남 무안공항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전북도 송하진 지사는 이때부터 신공항 건설에 대한 정중동 행보를 벗어나 직접적이고 단호한 자세로 청와대와 정부를 압박했다.

 전북도와 송 지사는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과 재경전북도민회 등과 함께 범도민 차원에서 정부에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건설을 위한 예타 조사 면제를 촉구했다.

  송 지사는 지난달 청와대를 방문해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등을 만나 “‘새만금을 환황해권 경제 거점으로 만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새만금 공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송 지사는 최근 “새만금 신공항의 예비타당성 면제를 위해 한해를 발로 뛰었다”며 “상상도 못할 일들이 많았다”고 힘든 상황을 전했다.

전북 정치권도 가만히 있지만 않았다.

 지난 2016년 새만금특별법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익산갑)은 새만금 신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항공수요 조사결과를 이유로 정부를 압박했으며 새만금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포럼을 꾸려 신공항 건설에 힘을 보탰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동영(민주평화당 전주시병),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완주진안무주장수), 이용호(무소속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국감 초반부터 새만금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정부의 의지를 압박하며 예타 면제 당위성을 역설했다.

서울=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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