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활성화로 소상공인들을 살리자!
지역화폐 활성화로 소상공인들을 살리자!
  • 김장근
  • 승인 2019.01.16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일이면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생동감 넘치는 거리의 풍경을 즐기려고 전주한옥마을을 자주 찾는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즐거워하는 관광객들의 밝은 표정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진다.

 그런데 최근 한옥마을 거리를 걷다 보면 가게 문 앞에 ‘임대’라는 표지가 붙은 것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요사이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어 힘들다는 단골 커피숍 사장님의 불평을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메인 도로에 위치한 점포들까지 문을 닫기 시작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자영업·소상공인들의 몰락 위기’라는 말이 어제오늘의 말이 아니지만 이쯤 되면 정말 심각한 일로 느껴진다.

 중소상인들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난해 우리 경제에 이슈였던 최저임금 인상도 어쨌든 영세한 상인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또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의 인식변화로 직장의 회식이 감소하는 것도 소상공인들의 영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질적인 자금난도 안정적인 영업을 어렵게 만드는 큰 요인 중 하나다. 그런데 이런 악조건을 이겨내고 장사가 좀 될 성싶으면 임대차계약 만료일에 건물 주인이 임대료를 갑자기 많이 올려 피땀으로 일군 사업장에서 내몰리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하니 성공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들을 살릴 방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대안으로 지역화폐의 활성화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들어 ‘지역화폐’에 대한 전국 지자체들의 뜨거운 관심과 추진 붐이 일고 있다. 지역화폐란 특정지역에서 유통되는 일종의 대안화폐이다. 종류로는 지역사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최근 도입된 제로페이 등이 있으며, 이들 지역화폐는 지역 내 소비 촉진과 지역자금 역외 유출 방지 등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군산사랑상품권은 도내 4개 판매 대행점(농협·전북은행·신협·새마을금고)에서 상품권금액의 10% 할인 구매가 가능하고 슈퍼·학원·주유소 등 실생활에 밀접한 가맹점이 확보되어 이용이 용이하다. 군산사랑상품권은 지역주도형 경제활성화 사업의 전국적인 성공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전국 자영업자의 월평균 매출 감소에도 군산사랑상품권 시행 이후 가맹점의 66.5%가 매출상승으로 이어져 지역내 골목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화폐 활성화가 지역경제 및 지역상권을 살려 소상공인의 매출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해 정부도 18조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은 작년대비 5배 증가한 규모이다. 지역화폐 활성화가 소상공인들을 살리는 방안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되었던 카드 가맹점수수료 비용절감 차원의 제로페이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로페이란 소상공인 간편결제시스템으로 스마트폰 앱으로 판매자QR 코드만 인식하면 수수료 없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제로페이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추진 전부터 외상거래 형태의 신용카드 결제와 혜택에 익숙한 소비자 유인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아직은 사업초기라 성과를 논하긴 어렵지만, 소상공인들의 수수료부담 완화를 위한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최근 전북도 제로페이 도입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추진 중이다.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한다. 새로운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시스템 마련과 적극적인 홍보,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몰락은 국민경제의 몰락으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다고 본다. 지역화폐 사업추진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도내 소상공인들 모두가 대박 나는 황금돼지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김장근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약력 ▲농협 임실군지부 지부장 ▲농협중앙회 홍보실 언론국장 ▲NH농협은행 홍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