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미투 확산, 전반적 구조 재점검해야
체육계 미투 확산, 전반적 구조 재점검해야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01.1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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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에 이어 신유용까지 체육계 미투 사건이 확산되면서 엄격한 훈련 시스템과 사제 간의 강한 위계질서가 자리잡고 있는 현 체육계의 전반적인 구조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유용 전 유도 선수가 지난 2011년에 성폭력 피해를 입었지만 당시 곧바로 외부에 알리지 못했던 것도 이같은 배경이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체육특기생 등 학생 선수들은 감독, 코치의 엄격한 지휘 아래 훈련이 이뤄지는 체육계 특성상 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는 힘든 환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거 유도 특기생으로 입시 준비를 했던 전북 지역의 한 학생은 “훈련할 때 대부분 맞고 배우는 것이 다반사였다”며 “그냥 운동을 하면 처벌이 구타 등이었는데 당연히 겪는 일상인 줄 알았고 코치, 감독님의 말을 결코 거스를 순 없었다”고 회상했다.

신유용 전 선수도 피해를 당했던 당시에 ‘코치 말이 곧 권력’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이라면 피해를 당하고도 말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충분히 더 있을 수 있다.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교원의 학생대상 성추행·성폭행 사건을 조사한 결과 전북은 고작 6건이었다.

신유용 사건도 당시에 학교 측이 인지하지 못한 채 8년이 지나서야 수면위로 드러났듯이 숨죽이고 있는 사건들이 상당수 존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전북 교육계 안팎에서는 체육계 훈련 시스템과 감독·코치와 학생 선수들 간의 관계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도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체육 훈련의 특성상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가 어느 정도 필요할 수 있지만 도가 지나치다보니 이같은 부작용이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훈련을 제외하고는 학생과 코치·감독 간의 수시로 관계를 풀어가는 기회를 마련해야 하고, 훈련 이외에 학생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일은 없도록 교육당국 차원의 세부적인 지침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만일 학생이 부당한 피해를 당했을 시에는 곧바로 그 사실을 알리고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 또한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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