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상승에 임대료까지, 객리단길 상인들 '한숨'
인건비 상승에 임대료까지, 객리단길 상인들 '한숨'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1.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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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운영하는 전주시 한 편의점 출입문에 '알바 문의 사절' 문구가 붙여 있다. 새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전년대비 10.9%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용을 줄이고 있는 추세이다. /최광복 기자
가족끼리 운영하는 전주시 한 편의점 출입문에 '알바 문의 사절' 문구가 붙여 있다. 새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전년대비 10.9%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용을 줄이고 있는 추세이다. /최광복 기자

 “최저임금은 매년 급등하고 재계약 기간도 다가오는데 그저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새해부터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상승한 가운데 상인들의 곡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들어오는 수익은 일정하지만 최저임금 등 역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지역은 임대료까지 올라 상인들의 고통이 배가 되고 있다.

 이러한 단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장소로 전주시 신흥 관광명소인 ‘객리단길’을 꼽을 수 있다.

 객리단길에서 3년간 해산물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A(29)씨는 새해 들어 걱정이 가득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직원 3명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알바생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각 30~40만원씩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새해부터 인건비가 최소 100만원 이상 지출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씨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이미 매출은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최저임금까지 올라 현상유지도 힘들다”면서 “최저임금이 올라 음식 가격을 올리고 싶지만 그러다 손님이 더 줄어들까 봐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알바생을 줄이는 거 밖에 답이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새해 들어 아르바이트생을 이미 정리한 업주도 있었다.

 객리단길 인근에서 커피 매장을 운영하는 이모(33)씨는 최저임금의 압박에 결국 알바생 3명 정리하고 대신 정규 직원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알바생들에게 주휴수당까지 챙겨주면 실질적으로 시급이 1만원이 넘는다”면서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그만큼 물가도 상승하고 아울러 음식재룟값도 오르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낄 수 있는 건 인건비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과 더불어 급상승하는 임대료 문제도 상인들 힘들게 한다. 대부분 2년의 계약을 체결한 객리단길 상점 특성상 올해 재계약 기간이 도래한 상인들이 많아 향후 건물주와 보이지 않는 임대료 ‘샅바’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게 복수 상인들의 설명이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1204개 소상공인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종업원 수를 줄였다고 응답한 곳이 16.9%에 달했다. 동시에 가게 영업시간을 줄였다는 자영업자들의 응답률은 26.4%였다. 이들 대부분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부닥친 가운데 최저임금(사업 규모별) 차등화를 둬야 한다”면서 “주휴 수당까지 포함하면 1만원이 넘는 시급을 주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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