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이냐 변화냐, 그것이 핵심이다
기득권이냐 변화냐, 그것이 핵심이다
  • 정동영
  • 승인 2019.01.1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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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제도 개혁이 해를 넘겼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향후 20년의 한국정치의 미래는 지금 선거제도 개혁의 성패에 좌우될 것이다. 당연히 지금, 여기의 개혁과제에 어떤 입장을 가졌는가에 의해 각각의 정당들은 역사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이 진전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거대 양당의 정치적 기득권 장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은 출발부터 기득권 대 개혁(변화)의 싸움이었다. 기득권 세력의 당파적 이해관계와 민심의 싸움이었다. 불행하게도 거대 양당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민심과 시대적 요구를 거부하고 당파적 이해관계에 매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기득권 지키기이다.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싼 여러 논쟁들이 마치 더 좋은 개혁방안의 경쟁인 것처럼 비치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정치혐오에 기대어 국회의원의 밥그릇 챙기기로 몰아가는 것 또한 자신들의 이해를 지키기 위해 퍼뜨리는 기득권자들의 이데올로기이다. 선거제도 개편은 국회의원 밥그릇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정치개혁 과제이다.

 정치적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이대로가 좋다’는 것이다. 정치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기득권은 언제나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 이제 그 막바지에 왔다.

 지난 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는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바람직한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장집 교수 등 내로라하는 정치학자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여한 자문위는 제안했다. “현행의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의 의사와 선거결과로 나타나는 의석수 사이의 괴리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개혁의 목표는 비례성을 높이는 것이며, 그 답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촉구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힘없고 빽 없고 돈 없는 보통사람들에게 정치적 힘을 주는 것이다. 엘리트가 정치하는 시대에서 보통사람들이 정치하는 시대로 전환하는 것이다. 국회를 기득권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보통의 주권자들의 전당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유권자의 36%를 차지하지만 20-30대 청년세대 국회의원은 단 2명이다. 700만 소상공인, 300만 농민 등의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정치적 대표자는 제로에 가깝다. 기득권자들에 유리한 선거제도 탓이다. 이것을 바꾸지 못하면 국회는 영원히 엘리트들의 잔치에 머물 수밖에 없다. 선거제도 기득권을 해체해야 진짜 정치가 가능해진다.

 우리 민주평화당의 역사적 소명은 선거제도 개혁에 있다. 민주평화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우선적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를 완성한다.” 이는 우리당 강령의 제1조에 명시되어 있다.

 민주평화당이 수면아래 있던 선거제도 개혁의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생소한 제도가 대중에 회자하고,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한 데는 우리당의 적극적인 이슈화 노력이 한몫했다. 이슈화는 되었는데, 우리당의 힘으로 그리고 야3당의 힘만으론 힘에 부치고 있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의 벽이 강고하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의 힘으로 돌파하여야 한다. 국회가 개혁을 포기한다면, 전 국민적 참여의 방안을 마련해서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

 심화하는 불평등의 시대에, 갈수록 먹고살기 힘들어지는 시대에, 정치가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정치적 기득권부터 허물어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이 그 유일한 길이다.

  정동영<민주평화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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