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영업자 A씨(53)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팔고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계획을 세웠지만 3개월이 넘도록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에어컨과 냉장고를 새것으로 교체해 준다고 해도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새로 이사하려는 아파트의 가격이 있어 싸게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2. 직장인 B씨도 이사 생각만 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작년 가을 전주시 금암동 주택을 팔고 아파트로 갈 생각이었지만 해를 넘긴 현재까지도 꼼짝할 수 없다. B씨는 “여러 부동산 중개소에 물건을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아 걱정이 많다”며 “올해 들어서는 그나마 이따금 있던 문의 전화도 뚝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전주지역이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침체기’를 넘어 ‘암흑기’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효천지구, 만성지구, 에코시티 등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 입주민이 일명 ‘갈아타기’를 위해 물량을 부동산시장에 내놓아도 쉽게 팔리지 않거나 장기화 현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순수 인구 증가 요인에 따른 자연적인 택지개발이 아닌 상태에서 이같은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침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한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시장상황은 공급은 넘쳐나는데 수요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새 것이 자꾸 나오는 상황에서 누가 헌 것을 사려고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주택경기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전주지역 감정가 대비 절반 정도인 26평형 아파트가 공매에 나와 예비 구매자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전북지역본부는 14일부터 3일간 전북 소재 재산 약 117억원 규모, 총 51건을 온비드(www.onbid.co.kr)를 통해 매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공매에서는 감정가격보다 저렴한 물건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우선, 군산시 신영동 소재 근린생활시설이 시장에 나왔다. 대지(지분) 154.670㎡, 건물 454.500㎡ 규모인 이곳의 감정가격은 1억2천300만원으로 매각 예정가격 감정가대비 80%(9천800만원)이다.
이 물건은 ‘군산공설시장’ 북서측 인근에 위치한 데다 주위는 단독주택, 숙박시설, 나지, 근린생활시설 등이 혼재하는 지역에 있다.
다음으로,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2가 소재 아파트 한채도 나왔다. 이 물건은 감정가 대비 50% 수준에서 매각절차가 진행된다.
호반리젠시빌 제106동 206호로 면적은 대(지분) 52.833㎡, 건물 84.756㎡로 매각 예정가격은 8천700만원(감정가격 1억7천500만원)이다. 이 물건은 6차례의 공매 유찰 끝에 가격이 계속 내려갔다.
캠코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 원인으로 공매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구매자가 전세가를 안고 사는 경우도 있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입찰 희망자는 보증금을 미리 준비해야 하며, 물건의 입찰일정에 맞춰 온비드(On-Bid)에 입찰서(입찰보증금 납부 포함)를 제출하면 입찰이 완료된다. 공매 입찰 결과는 17일 오전 11시 이후부터 온비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장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