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기와,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색 수집가 김성호씨
“평생 모은 기와,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색 수집가 김성호씨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1.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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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수집가 김성호씨가 자신이 평생 수집해온 기와를 보여주면서 시대적 배경과 문양의 뜻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와 수집가 김성호씨가 자신이 평생 수집해온 기와를 보여주면서 시대적 배경과 문양의 뜻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평생 모은 귀한 기와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오래도록 보는 것이 꿈입니다. 하지만 일개 개인이 이러한 큰 꿈을 이루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부디 저의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고, 저처럼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시민들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9일 기와 만을 모으는 이색 수집가 김성호(59)씨가 황금돼지띠해에 이루고 싶은 소원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평생 수집한 기와를 제대로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꿈인 것이다.

 그가 소중하게 수집한 기와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함께 협력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희사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김씨와 기와의 인연은 그가 서른살이었던 무렵, 우연한 기회에 금산사 등산로에서 통일신라 당초문 기와조각을 줍게 되면서 시작됐다.

 평소 관심이 있어 책을 통해 그 문양들을 익혀두었던 터라, 그 귀한 편들이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어 안타까운 생각이 든 것이다.

 이후 김씨는 폐사지나 논밭에 돌무더기가 있으면 유심히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기와무덤에서 귀한 연꽃무늬조각 같은 것을 수습하게 되니 재미가 붙었다.

 이내 골동상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면서 사비를 털어 기와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경매사이트 등을 통해 일본과 중국의 기와까지도 찾아 구입하고 있다.

 그렇게 기와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모은 것이 현재까지 500여 점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360여 점은 박물관에 전시해도 손색없는 시대의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씨가 수집한 기와와 전돌 등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에서부터 통일신라, 고려, 조선, 근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와 한나라까지 기원전·후까지도 넘나든다.

 그의 열정은 수집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기와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자 관련 책이란 책은 모두 파고들고, 한국기와학회 세미나 등 관련 소식이 있으면 열일 제쳐두고 찾아다니면서 공부를 했더니 기와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을 술술 풀어내고도 남는다.

 김씨는 “우리나라에는 선진국에 비해 박물관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고, 기와박물관도 전국적으로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좋은 기와들을 많이 수집해 둔 만큼 이 좋은 컨텐츠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관심과 격려가 있었으면 좋겠다”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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