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표 평론가가 쓴 ‘전북작가열전’
최명표 평론가가 쓴 ‘전북작가열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1.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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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난 문향, 전라북도 근대문학을 싹트게 한 인물들을 조명한 책이 출간됐다.

 최명표 문학평론가가 쓴 ‘전북작가열전(신아출판사·1만5,000원)’이 신아 지역문화연구총서 2권으로 소개됐다.

 이 책에는 애국계몽기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가된 인물인 이기(1848~1909)에서부터 육당 최남선의 스승 임규(1867~1948), 전북문학의 개척자 이익상(1891~1935), 한국 최초 필화사건의 주인공 신일용(1894~1950) 등의 순으로 총 57명의 인물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곱씹으면서 읽으면, 감동으로 다가오는 삶의 궤적이 눈부시다.

 문학평론가의 시선으로 예리하게 포착해 전북의 문인들이 살아온 길에 대한 추적과 작품에 대한 분석까지도 꼼꼼하게 담아내고 있어 그야말로 꽉 찬 느낌이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짧은 분량으로 압축해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저자는 각 인물들의 특징을 짧은 문장으로 살려내면서도 입체적으로 풀어쓰고 있어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된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이익상에 대해 저자는 “그의 행보를 추적하는 일은 전북근대문학사 말고도 한국근대문학사를 제대로 서술하기 위한 전단계에 속하리만치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익상은 전북 출신의 유엽, 김창술, 김해강, 김완동, 신석정 등의 작품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후원자이기도 했으니, 그의 배려와 도움에 힘입어 전라북도 문단의 기반이 다져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 평론가는 “최근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서 이익상을 등재시켰다. 그러나 기술자가 이익상의 친일행위는 지적하지 않은 채 중언부언한 줄 금세 확인할 수 있다”면서 “한국문학사적 자산인 이익상을 ‘친일인명’으로 거론한 그의 무증거한 단언이 서둘러 철회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해강(1903~1987) 시인에 대해 도내에서 존경받는 대시인이었던 사실에 주목한다. 김해강 시인은 시력 60년 동안 한 번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전북 문학발전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초대 한국예총 전라북도지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또 ‘전북의 노래’를 비롯해 ‘전주시민의 노래’와 ‘춘향의 노래’ 등을 작사했으며, 도내 각급 학교의 교가를 작사했던 점을 꼽았다.

 그런가하면, 문원태(1905~?) 평론가를 기술하면서 “대를 이어 친일한 비평가”라고 날선 비판을 남겼다. 저자는 “옥구 옥산 출신으로 부자는 대를 이어 일제에게 협력했기에 최고운기념각의 건립과 옥산보통학교 설립 등에 희사한 동정심조차 빛이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군산에서 태어나 짧은 생을 살다간 이연주(1953~1992) 시인에 대한 접근은 흥미롭다. 길지 않은 생애만큼이나 전기적 사실들도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간에 이루어진 비평적 관심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저자는 “그녀는 패거리 문화에 휩쓸리는 권력 지향적 문단 풍토를 애써 멀리하고, 철저하게 반인문주의적인 상상력을 가동하여 감각적으로 포착하였다”고 했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는 “읽으면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도내 작가 중에는 제대로 대접을 받는 이와 아닌 이의 편차가 크다. 그들이 각자의 성품과 행동 그리고 문자행위에 합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게 되기를 소망한다”며 “소루한 책이나마 전북문학의 위상을 드높이고, 전북인들이 문학적 자긍심을 내면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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