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방학 중에도 취준생으로 붐비는 대학 도서관
[르포] 방학 중에도 취준생으로 붐비는 대학 도서관
  • 정중현 기자
  • 승인 2019.01.07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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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중앙도서관에 방학기간에도 불구하고 자기개발과 취업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최광복 기자
7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중앙도서관에 방학기간에도 불구하고 자기개발과 취업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최광복 기자

 “방학이 무슨 소용입니까. 여행이나 취미 생활을 꿈도 못꾸고 취업준비로 밥먹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입니다”

 방학을 맞고 새해가 밝았지만 전북지역 대학 도서관, 그리고 대학가 독서실은 벌써부터 방학을 잊은 취준생들의 새학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취업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방학동안 여행을 가거나 사회경험을 위해 알바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 대학생들은 고3 이상의 혹독한 취준생의 길을 새로 걸어야 한다.

 7일 오후 전북대학교 중앙도서관.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있는 정보검색용 컴퓨터에는 각종 자격증 시험과 상반기 공채 등 취업 일정을 검색한 흔적이 보였다. 로비에 비치된 소파에 앉아 틈틈이 영어단어 공부하는 학생들도 쉽게 만나볼수 있었다.

 전북대학교 3학년 김모(24·여)씨는 “졸업 전 여유가 있을 때 토익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국사, 컴퓨터활용능력 등 자격증을 미리 따야 4학년이 되면 지원을 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열람실이 있는 중앙도서관 4층은 마치 인터넷 강의실이 된 듯한 모습이었다. 열람 실 내 학생들은 제각기 노트북과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강의를 듣고 있었다. 토익, 텝스 등 각종 영어시험 그리고 공무원시험과 자격증 시험 등 강의 종류도 다양했다.

  중앙도서관 부설 편의점에선 김밥 등의 간단한 점심을 해결하는 학생도 보였다. “혼자 공부를 오래 하다 보니 식사시간도 아까워서 간단하게 때운다”는 이모(28)씨는 “휴학하고 공무원 공부를 하고 있다. 취업난에 아무래도 안정적인 직장을 찾다 보니 시작하게 됐다”며 “일자리 정책 일환으로 작년 초 공무원 채용 인원이 대폭 확대됐고, 올해 추가적으로 확대한다는 소식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더 치열해져 더 열심히 공부해야된다”며 열람실을 향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대학가 인근 독서실 분위기도 비슷했다. 독서실에 찾은 취준생들의 신경은 더 곤두선 상태였다. 독서실 입구에선 “신발 소리 내지 마세요”, “마우스 사용금지” 등 열람실 입구에 문구들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어 그들의 예민한 상태을 말해주고 있었다. 관세사 자격시험을 준비한다는 박(28·여)모씨는 “졸업을 한 지 오래돼서 도서관을 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독서실을 다닌다”며 “(독서실은) 숨소리도 안나는 정숙한 분위기라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12시간이상 독서실에서 생활한다. 빨리 합격해서 벗어나고 싶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평균 전라북도의 청년실업률은 10.56%로 지난 2016년도 9.63%, 2017년도 10.46%보다 소폭 상승했다.

 
정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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