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출신 신나리 작가, ‘엄마 되기의 민낯’
전북 출신 신나리 작가, ‘엄마 되기의 민낯’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1.0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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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엄마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역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지침까지 담고 있는 육아서의 홍수 속에서도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 나왔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엄마가 생애 처음 엄마 노릇을 하면서 겪어야 했던 체험기를 꾹꾹 눌러 담은 소박한 책이 출간됐다. 책은 이렇게 저렇게 아이를 키워야한다고 훈수 두는 육아서와 확실히 결을 달리하고 있다.

 전북 출신 신나리 작가가 툭 까놓고 이야기하는 솔직 담백한 육아서 ‘엄마 되기의 민낯-독박육아 구원 프로젝트(연필·1만4,000원)’을 펼치면 너무 솔직해서 저절로 눈물이 난다. 아기를 혼자 키우면서 느끼는 독박육아의 애환을 거침없이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여 년 간 디자이너로 브랜딩과 웹다자인을 했던 저자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모든 여성이 그러하듯 출산과 함께 돌봄노동을 전담하게 됐다. 그리고 육아라는 지각변동 속에 저자는 돌봄과 가사 노동에 소질도, 자질도, 재미도, 보람도 발견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 요즘 말로 엄마 세계의 루저가 된 기분이였다고 할까?

 그의 탈출구는 글쓰기였다.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가 아니라 지금 자신이 겪는 건 무엇인가를 쓰기 시작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지만 누구라도 들어주기를 바라던 이야기들”을 쓰며, 지친 마음 속에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지 시작한 것이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한 책에서 저자는 아이와 자신의 관계에서부터, 남편과 가사, 육아 분담을 하기 위한 혈투, 친정엄마에 대한 애증, 주거와 물건에 대한 이야기, 엄마로만 살고 싶지 않은 분투, 돌봄이 자신에게 준 의미, 엄마이자 여성으로서 사회에 서 있는 지형을 그려내고 있다.

 신나리 작가는 “이 책에 육아 정보는 없다. 아이를 잘 키워 낸 엄마도, 전문직 여성도 아니며, 뚜렷한 활동도 하지 않고, 소속도 정체성도 없이 돌봄의 시간을 보낸 사람의 기록이다”며 “성과, 성취, 지위, 내세울 직업과 인정이 없다 해도 그 시간의 가치를 살려 내는 글, 삶의 면면을 들추고 질문하고 헤아리며 자신을 일으키는 글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용기 내어 책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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