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이 실종되면서 전주 백제대로 화단형 중앙분리대가 쓰레기통으로 전락했다.
28일 오후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중산공원 앞을 가로지르는 백제대로. 여느 때처럼 왕복 10차선인 대로에는 수많은 차량이 쌩쌩 달리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일부 차량은 창문을 열고 중앙분리대 쪽으로 쓰레기를 투척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중앙화단 안을 살펴보니 담배꽁초부터 먹다 남은 음식물 등 쓰레기 종류도 다양했다.
“스티로폼 박스가 차량 앞으로 굴러와 깜짝 놀랐어요.” 출퇴근 때마다 백제대로를 이용한다는 김모(33)씨는 자기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며, 차량 화단에 쓰레기 투기하는 운전자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화단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보기가 흉하다. 관리도 문제지만 비양심적인 운전자들도 끊이지 않아 시민 의식이 실종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종된 시민 의식으로 쓰레기통으로 전락한 도로변 화단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백제대로에서 덕진구 우아동까지 도로 중앙 화단마다 담배꽁초, 일회용 컵 등 쓰레기가 즐비했다. 각종 쓰레기가 담긴 대형 쓰레기 봉지도 확인됐다. 쓰레기 투척은 이처럼 끊이지 않지만 이와 관련한 단속은 전무한 실정이다.
전주시 완산 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위해 백제대로에 CCTV를 설치하고 싶어도 골목 등 (우선순위가 높은)청소취약지에 설치를 하기에도 예산이 부족하다. 지금으로서는 민원이 들어오면 청소를 하는 실정이다”며 “10차선 도로에서 직접 현장 단속을 하는 건 힘들다. 쓰레기 투기 신고 포상금 제도(3만원~10만원)가 있으니 블랙박스 등을 통해 시민들의 신고 받는 게 최선이다”고 단속의 어려움을 말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서 이를 직접 촬영해 신고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고 운전자들은 입을 모았다. 운전 중 촬영을 하다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에서다.
운전자 김모(32.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씨는 “찰나에 이뤄지는 불법 투기 모습을 어떻게 촬영하느냐”면서 “투기가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주요 화단에 CCTV를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주·정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