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투자하는 문화분권 시대
사람에 투자하는 문화분권 시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2.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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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사람 중심의 문화를 꽃피우자<5>

 문화분권은 누구나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방향이다.

 올 상반기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새로운 문화예술정책인 ‘사람이 있는 문화-‘문화비전2030’에서도 정부는 이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문화비전의 기조로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이라는 3대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양성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면서 공존하고 협력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의 가치를 의미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는 공정하고 다양한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 문화분권을 실현에 힘써야한다는 점을 정책 의제로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사)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가 이달 초 청주에서 개최한 ‘2018 지역문화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새문화정책준비단 단장)도 “중앙집권에서 자치분권의 문화로 가야하는 시대가 불가피함”을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정부의 비전과 정책들이 내년초부터 본격적으로 실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와 14개 시·군의 발걸음도 빨라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문화분권이란 문화적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닌, 문화정책과 계획의 수립, 행정과 운영 면에 있어서 각 지역의 문화적 고유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과 이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도내 지자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전북 안팎의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 문화정책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보다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화의 생산과 유통, 품평 등의 중요한 행위들이 중앙집중적으로만 머물러 있는 현실은 난제다.

 그렇다고 해서 이 같은 비전과 가치들이 단순하게 선언적인 의미로만 머물러서는 안될 일이다.

 진정한 문화분권과 문화자치를 위해서는 지역주민 스스로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주체자로서 당당하게 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가치다.

 문화·예술의 창조와 향유의 확대를 위한 방향키를 잡아가는데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비중있게 반영하고, 문화·예술정책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서도 주민과의 협치를 통해 추진 동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이번 기획보도를 통해서 살펴본 전북 지역의 사례에서도 지역성에 기반한 문화비전을 이끌어가는데 주민의 참여의 중요성과 그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기관과 단체들 간의 소통을 방해했던 칸막이를 없애고 한 발짝 다가섰던 전주형생활문화협의회와 시민의 의견을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움직였던 익산문화재단의 사업을 통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돌아보게 됐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기초재단이 없는 정읍시를 여러번 방문하는 수고를 통해 도민문화정책발굴단을 내실 있게 운영하면서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던 지역에 긴급처방이 됐던 것도 분명했다.

 부안예술회관이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펼친 다양한 사업도 주목됐다. 열악한 자치단체의 재정 형편에서 돈먹는 하마라는 편견에 휩싸였던 문예회관이 민간과의 협치와 상생모델을 개발해 나간다면 운영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김제 두월천노을권역 마을에 주민이 축제의 주인이 되는 특별한 이벤트가 성황리 개최되기까지 문화기획자가 주민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만나면서 일궈낸 관계맺기는 분권의 시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에는 사람이 있다. 이제 그 사람에게 투자하는 문화분권의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각 지역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 지속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이를 기반으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밀어줘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역의 문화주체들의 다양한 요구들이 문화분권 차원의 정책기조로 이어질 것인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지역문화분권의 기반 조성을 위해 문화행정과 문화재단, 문화시설과 단체, 문화예술인, 향유자인 주민이 직접 나서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이 원하는 것에 대해 요구하고 움직여야한다. 지역 문화의 힘을 보여줘야할 때가 지금이다. <끝>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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