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황유진, 물체에 투영한 현대인의 자화상
조각가 황유진, 물체에 투영한 현대인의 자화상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2.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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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황유진의 개인전이 2019년 1월 2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일까? 누구라도 한 해의 끝에서는 감회가 없을 수 없다. 혹시 누군가에게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그들을 마음껏 사랑은 해주었는지, 가족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넸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니 말이다.

 내년 1월 2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조각가 황유진씨의 개인전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한 감사함을 생각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쌓고 가는 것들_ 그냥, 이대로여도 된다는 것’이다.

 황 작가는 쌓이고 쌓인 인생의 무게를 꼭 덜어낼 필요 있겠느냐고 묻는다. 마치, 불확실함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보통의 존재를 대리하고 있는 듯, 지금 이 순간이 어느 관람객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황 작가는 산에서 모티브를 얻어 총 7점의 입체조형작품으로 구성한 이번 개인전의 작품을 제작했다. 많은 것들이 쌓여 이루는 산의 경이로움과 같이 사람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작가는 “나는 종종 어떤 대상에 자신의 내적 그림자를 투영시키곤 하는데, 이는 물체에 자신의 마음을 빗대어 생각하는 것은 사물에 영혼을 넣는 것과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그가 펼쳐보인 작품 세계와도 같은 맥락이다. 작가는 전작에서 ‘그림자의 숲’이라는 테마를 통해 삶에서 각자의 주관에 의해 저장되고, 만들어지는 또 다른 자아에 대해 탐색한 바 있다.

 황 작가는 “산이 스스로의 무게를 덜어내면 더 이상 산이 아니듯이 우리 내면에 쌓이는 삶의 증거들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이루며 스스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산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나의 내면의 거울과 작품을 매개로 함께 공명을 일으킬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항상 같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쌓이고 또 쌓여간다고 할지라도 깨끗이 치우려고 발을 동동 구를 필요 없다. 삶의 무게는 바로, 당신을 이루는 삶의 증거들이기 때문이다. 그냥 그대로이면 된다. 그냥 그대로이면 족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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