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할 우리
시작과 끝,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할 우리
  • 채지영
  • 승인 2018.12.27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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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 作 심상-명상(209×149cm, 한지에 수묵, 2018)
이재승 作 심상-명상(209×149cm, 한지에 수묵, 2018)

 안녕하세요. 하늘에서 따뜻한 빛을 주는 태양, 밤하늘을 환히 비춰주는 달,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동그라미, 원의 모양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동양철학에서의 원은 우주와 신, 그리고 하늘을 상징합니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생명의 시작, 씨앗,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근본적인 것,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 중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기하학적 공간을 나타냅니다.

 동그라미에 대한 예찬으로 시작하게 된 오늘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릴 작품은 이재승 작가의 <심상-명상>입니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 전에 이재승 작가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작가는 54년 전주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2000년부터 예원예술대학교 미술조형학과 교수로 후학양성에 힘쓰시다가 정년을 앞두고 교동미술관에서 14회 개인전이자 정년퇴임회고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재승 작가는 중·고교 시절부터 수채화, 유화를 그리며, 구상작업을 하며 회화작가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굳혀갔습니다. 비록 대학에서는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채색위주의 작업에 몰두하고, 이후 국전과 도전 등 공모전에서 꾸준하게 수상을 하셨습니다. 이후에 故 남천 송수남 선생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현대 수묵운동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펼치다가 지금의 <심상-명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오랜 기간 한국화 작업을 해오며 다져온 기량과 철학이, 세상을 바라보는 사유적 시선에, 중심이 텅 비었지만, 충만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먹이 종이에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흔적과 농담의 차이가 미묘한 긴장과 동시에 여백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동그라미는 시작과 끝이 없기에 모가 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금의 시간의 흐름과 어울리는 또 하나의 세계이자 우주와 같습니다. 화폭 속 동그라미가 2018년의 끝과 2019년의 시작을 잇는 구심점이 되어 우리의 삶이 더욱 풍성하게 마무리 되며 새해의 계획을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글 = 채지영 전주 공예품전시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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