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와 도로를 잇는 '한반도 혈맥잇기'
철도와 도로를 잇는 '한반도 혈맥잇기'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8.12.26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단으로 끊긴 철도와 도로를 잇는 ‘한반도 혈맥잇기’ 사업이 시작됐다. 사업속도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6일 오전 북측 지역에 있는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열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 등 남북 주요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착공식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출발점이란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분단으로 끊긴 도로가 연결되면 대륙으로 나아달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며 반도 국가 위상도 달라진다.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 개발하는 남북 통합 개발 전략인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실현되고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사업도 동력을 얻게 된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관통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지나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닿는 철로다. 현재 남한 측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돼 연결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남북이 철로를 연결하면 중국·몽골 철도 등을 통해 유럽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남북공동 조사 결과 북한의 철도는 노반과 레일 등 기반시설이 시속 30㎞ 안팎의 저속 운행만 가능한 정도로 낡아 있다.

 경의선 도로는 한반도 서쪽에 있는 1번 국도의 서울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구간으로, 길이가 500여㎞에 달한다. 이 도로는 분단 이후 서울∼개성을 잇는 구간이 끊긴 상태다. 남한의 문산(파주시 문산읍)과 북한의 개성 구간(19㎞)을 이으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는 도로망이 완성되며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통해 TCR로 갈아탈 수 있다.

 착공식을 했으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실제 공사를 시작하지는 못한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본격적으로 철도, 도로가 착공되려면 보다 자세한 조사, 설계 과정들이 필요하다”며 “그런 과정들을 잘 거쳐서 국제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실질적인 착공과 준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착공식을 계기로 중단되지 않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 진행돼 철도, 도로를 타고 평양, 신의주, 중국과 몽골,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속도와 관련해서는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합의했기 때문에 남북이 모두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특히 남북 공동이익이 걸린 사안인 만큼, 대북제재 완화 등 여건이 성숙하면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북한 김 부상은 “세계 앞에 민족의 힘과 통일 의지를 과시하는 뜻깊은 계기다”며 “동북아·유라시아의 공동 번영, 나아가서 전 세계 공동 번영을 적극 추동하는 새로운 동력이 출현하는 역사적인 시간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소인섭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