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사 추모 및 선양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참관기(上)
‘만인의사 추모 및 선양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참관기(上)
  • 한병옥
  • 승인 2018.12.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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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20일 남원시청 대강당에서 ‘만인의사 추모 및 선양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일본 교토 코무덤의 남원 이장 추진을 중심으로’라는 부제를 달고 국회의원 이용호의 주선으로 남원시와 남원사회봉사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렸다.

  때가 늦어도 너무 많이 늦었다 하지 않을 수 없는 토론회지만 사그라들어버린 불씨를 이제라도 살려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는 토론회였다. 특히 정치권과 행정권이 본격적으로 참여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고 시의가 적절한데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말도 되지 않은 명칭지만 남원성 북문지를 ‘중앙공원’이라는 명칭으로 손대려는 시기에 이런 토론회가 개최된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물론 북문지 개발과 본 토론회가 관계는 있지만 직접적인 연결은 안 되는데도 일부 청중들 사이에는 혼란을 일으키는 일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부제를 붙여놓고 그 부제에 억매인 토론회가 되어버린 것은 유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토론회 자체의 목적이 코무덤의 남원이장(봉환이라는 용어가 적절할 것) 이었으니 그랬겠지만 본명칭 대로의 토론회나 학술대회에서 일본 코무덤의 봉환 필요성이나 그래야 하는 도리가 도출 된 다음에 이루어져야 할 토론이어야 했다는 것이다. 만인의사 하면 당연히 정유재란 남원성 전투의 순절 선열 1만여명을 지칭한다고 보겠으나 거기에 국한 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왜군의 코베기가 남원성 전투에서 시작 되었다 해도 성 밖에서 희생된 분들의 코와 남원 외의 지역에서 순절하신 분들의 코를 구분하기 어렵고 남원성 전투 희생 선열의 코만 봉환해 모시겠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하겠는데 추모와 선양에만 코무덤 봉환에 의미를 둘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대두되며 그 범위와 방법도 다양하게 논의된 다음에 내려진 합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인데 이 모두가 생략된 채 한가지 방안에만 집중되어 있어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가 되있고 기술적,정책적 방안에만 매몰되게 된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후손으로서의 추모의 의무가 1단계라면 2단계를 선양의 방안이 나와야겠지만 왜? 라고 하는 3단계 지향점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는 있는데 미래라는 내일이 없다. 이는 역사를 바로 보고 배우며 미래의 지표를 설정해 나아가야 하는 본의해서 벗어나 있다. 무엇을 위한 추모며 선양인가 하는 목적의식은 분명 하지만 그 대상이 당시의 왜군에 국한하느냐, 일본제국까지 포함하느냐, 아니면 지금의 일본이 대상에 들어가느냐 아니냐가 포함되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추구해 나가다 보면 기억의 장치가 없어서? 우리들의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는가? 우리 선조들의 사대모화 사상이나 그에서 온 일본을 얕잡아 본 당치 않은 감정적 선입관 때문인가? 그것도 아님 이 모든 것의 총제적인 작용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의 방편으로 방향을 잡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단순한 추모나 선양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병옥 남원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 前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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