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9년 남북관계-기대와 현실
미리 보는 2019년 남북관계-기대와 현실
  • 김경섭 기자
  • 승인 2019.01.0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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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한 해는 남북관계 반전의 해였다.

 직전만 해도 북의 잇따른 도발과 미국의 압박이 맞물리면서 한반도에 전쟁 일촉즉발의 위기가 고조되었음을 감안하면 2018년은 극적인 전환의 한 해였음이 분명하다. 신년 벽두에 김정은의 신년사로 대화의사가 표명되고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대화노력이 결합하면서 2018년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고 복구되는 한 해였다. 남북관계의 재개와 북미대화의 가동은 2018 한 해를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한해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본보는 북한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국민공감포럼 대표)로부터 ‘2019년 남북관계-기대와 현실’이란 주제로 들어봤다.


 

 - 2018년 한반도 정세가 강경대치에서 평화무드로 대전환한 변곡점이라 여겨지는데.

 ▲ 2018년 재개된 남북관계의 힘으로 2019년에도 남북은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이 ‘반전과 재개’의 한해였다면 이제 2019년은 ‘남북관계 재도약과 발전’의 한해로 성숙되기를 문재인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9년 남북관계의 희망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극복해야 할 장애와 과제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비핵화 협상의 교착이 장기화될 경우 남북관계는 질적으로 진전되기 어렵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사일 발사장 폐쇄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상호 조치가 교환된 것 외에는 사실 추가적인 비핵화 진전은 답보상태입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원론적 합의 이후에도 북미 간 고위급회담과 실무회담은 난항을 겪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게임에 조급해하지 않겠다’면서 북의 선조치 이전에는 미국이 먼저 움직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역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일관되게 선(先) 요구하면서 기대했던 연내 ‘서울 답방’까지 묵묵부답으로 대응하며 북미 핵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 남북관계의 시작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추동해내고 남북관계 재가동으로 북미 핵협상에 촉진자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북미가 기(氣) 싸움을 지속하면서 핵 문제가 악화될 경우 실제로 남북관계는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동안 북핵협상과 남북관계의 상호관계가 역사적으로 입증하고 있는 분명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비핵화와 연동된 남북관계의 안타까운 현실인 셈입니다. 따라서 2019년 남북관계는 비핵화의 진전이라는 조건과 맞물려 진행될 수밖에 없음을 충분히 인식해야 합니다.

 
 - 한반도 평화무드가 무르익어 가는 중에도 대북제재는 유지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 ‘대북제재’라는 구조적 제약이 2019년 남북관계 발전에 결정적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남북관계를 통한 북미협상 견인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물자제공 등 비용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더욱 촘촘해진 유엔의 대북제재는 이제 북에 대한 현금제공과 물자지원 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해 매번 제재면제 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오히려 지금은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과 미국의 제재준수 요구를 상호 논의하고 협의하기 위해 실무급 워킹그룹 회의까지 신설해 가동하는 실정입니다. 재가동된 남북관계의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사실 현 상황에서 산 넘어 산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2019년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 전망은 제재라는 제도적 환경과 구조적 조건을 어떻게 극복하고 조화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 김정은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세대간 국민정서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데.

 ▲ 국민여론이 과거와는 사뭇 다른 점도 남북관계에 정서적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판문점과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장면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은 높은 반면 남북교류 행사나 각종 협력 사업에 대해서는 과거만큼의 감동과 설레임은 반감되고 있습니다. 이모저모로 다양한 영역에서 남북 교류가 추진되고 있지만 관심과 참여도와 지지도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처럼 극적이지 않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협력을 위해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했을 때 젊은 층 중심으로 싸늘한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강 대 강’의 남북대결과 북한도발이 이어지면서 대북 인식이 부정적으로 확산되었고, 남북교류에 대한 민족주의적 감정보다는 현실적 실용적 접근이 늘어나면서 피로감도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결국, 2019년 화해협력의 남북관계는 냉정하고 덤덤한 밑바닥의 국민정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 2019년 남북관계의 기대와 현실은.

 ▲ 2018년 극적 반전을 이뤄낸 남북관계가 2019년 진전된 화해협력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전개되는 2019년 남북관계는 비핵화의 병행진전과 제재국면이라는 제도적 환경 및 덤덤한 피로감의 국민 여론을 현실적으로 고려하면서 동시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진지한 고민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남북관계는 비핵화를 위해서도, 장기적인 통일과정의 평화로운 경로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북핵문제로 인해 남북관계가 발목 잡히는 것도 현실이지만 북핵문제를 잘 관리하고 진전시키기 위해서도 또한 남북관계가 요구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비핵화와 남북관계가 동시에 병행발전하면서 서로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상호 선순환의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 끝으로, 전북도민과 국민은 통일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 평화와 협력의 남북관계는 장차 비핵화를 넘어 평화로운 통일과정을 준비하는 데도 결정적으로 필요한 조건입니다. 통일과정은 교류협력과 공동체 형성을 통해 자연스럽고 순리적으로 이뤄져야만 평화로운 경로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독일 통일이 부러운 것은 흡수여서가 아니라 평화로운 과정이어서 입니다. 일방의 붕괴이든 일방의 근본변화이든 북한 구성원들이 마음속으로 남쪽을 좋아하고 남쪽과 더불어 살겠다는 인식을 가져야만 통일과정이 본격화되었을 때 북한주민들이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결정을 통해 남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래야만 통일과정은 폭력과 갈등이 없는 평화로운 과정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화로운 통일과정에 필수 조건은 바로 경제협력과 사회문화교류를 통한 점진적이고 꾸준한 화해협력의 남북관계입니다. 북한주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 평화통일의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남북관계의 꾸준한 진전은 너무 조급하게 속도를 내서도 그렇다고 너무 빨리 포기해서도 안 됩니다. 신혼도 파경도 아닌 현실적이고 성숙한 중년부부 같은 남북관계여야 더디지만 오래갈 수 있습니다. 2019년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 생각합니다.

 김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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